앵커 : 북한이 한 달에 네 번 이상 베이징에서 투자 설명회를 가지는 등 해외 투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자를 유치하려면 투자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26일 베이징에서 이달 들어 네 번째로 중국 기업을 상대로 ‘북한투자환경과 투자 상담회’를 열어 투자 절차와 각종 혜택을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한국의 CBS방송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조선민주주의 공화국 투자 환경 소개’라는 문건 공개를 통해 대북 투자환경을 자세히 소개하는 등 최근 북한 당국은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투자 유치 노력이 실제로 효과를 볼 수 있을 지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투자 유치 노력이 투자 환경과 혜택에 대한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투자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북한 경제 동향을 주시하는 전문 웹사이트 ‘North Korea Economy Watch’ 를 운영 중인 커티스 멜빈(Curtis Melvin) 씨는 북한의 외자 유치가 힘든 것은 홍보 부족이 아니라, 근본적인 경제 환경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에는 해외 투자를 유치한 후 투자, 사업 계약 등을 이행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튼튼한 정치, 경제적 제도와 법, 그리고 기관이 없는 것입니다.
멜빈 : 투자 환경 자체가 개선돼야 합니다. 북한에는 해외 투자 계약을 보호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경제적 정치적 정책, 제도, 법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멜빈 씨는 이어 이러한 경제 제도와 정책뿐만 아니라, 정책 이행 시 부정 부패가 만연해 외국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어려우며, 이는 다시 대북 투자에 대한 위험도를 높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근본적인 경제 제도나 규제의 변화 없이는 대북 투자에 대한 위험이 크기 때문에 유치 자체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중국이 북한에 투자를 하겠다고 계약을 하고도 실제로는 투자에 필요한 사업 환경이 좋지 않아 파기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클링너 : 과거에도 중국과 북한 간 많은 경제 분야 합의가 있었지만, 많은 경우 이행에 실패했습니다. 실패의 원인은 북한이 합의 이행에 필요한 경제 개혁이나 규제 완화들에 반대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도 북중경협 전문가인 이바오중 중국 지린대학 교수도 최근 중국의 한 경제 관련 잡지에 실린 기고문에서 북한 당국의 불투명한 경제정책 탓에 해외자본 유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