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펀드’ 설립 영 투자사 조사 가능성

영국계 투자회사가 홍콩에 설립하는 미화 5천만 달러 규모의 북한 투자기금이 현재 진행 중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했을 가능성과 관련해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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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에 있는 연구기관인 미국평화연구소에서 '한반도문제 자문단'을 이끄는 존 박 박사는 5일 북한 투자기금인 '조선펀드(ChosunFund)'가 북한의 금, 아연, 철강석 등 광물 분야에 주로 투자하는 사업으로 사업 협력자(파트너)가 거의 북한 군부가 통제하는 국영기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선펀드'는 2006년 영국계 투자사인 '앵글로-사이노 캐피털'이 런던에 설립한 투자 기금입니다. 설립 직후 마카오에 있는 방코 델타아시아은행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가 여러 국제은행의 북한 자산 동결로 이어지면서 투자 활동을 중단했다가, 지난 2월부터 5천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활동을 새롭게 벌여왔습니다. 조선펀드의 지분은 현재 홍콩에 있는 '고려아시아'가 모두 소유하고 있으며, 이 회사의 콜린 맥아스킬 사장은 2006년 북한의 대동신용은행을 인수했습니다. 대동신용은행은 미국 재무부가 지난 6월 전 세계 금융기관들에 주의보를 내리면서 발표한 17개 북한은행 가운데 하나입니다.

투자금융가 출신인 박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한 회견에서 조선펀드가 북한의 어느 기업과 거래를 하고 있는지는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북한군 내 거래선과 접촉해 사업하는 점은 명백하기 때문에 이 기금의 활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를 위반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Dr. John Park: Through that connections, there could be questions and triggering of investigations whether this violates...이런 거래처와 접촉으로 현재 이행 단계에 있는 대북 제재를 위반했는지 조사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박 박사는 특히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유엔 결의 1874호의 19조에 근거해 제재 이행을 광범위하게 해석해 추진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19조를 보면 “모든 회원국과 국제 금융 및 신용기관은 북한 주민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인도주의 및 개발 목적이거나 비핵화를 증진시키는 용도를 제외하고는 북한에 새로운 공여나 금융지원, 양허성 차관을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또 회원국은 현재의 금융 활동을 줄이는 쪽으로 경계를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중국의 한 철강업체가 유엔의 제재 대상 목록에 오른 북한 기업과의 합작사업에 투입할 채광설비의 제작을 갑자기 중단한 일은 같은 맥락이라고 박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북한과 관련한 사업을 한다는 인식 자체만으로도 투자자가 계획된 사업을 중단하거나 잠재 투자자가 대북 투자를 멀리하게끔 하기에 충분하다는 설명입니다.

John Park: That is a story that is still unfolding...중국의 철강회사가 돌연 사업을 중단했다고 상황이 끝난 게 아닙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측면이 밝혀지게 될 겁니다. 중단하게 된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사업 협력체가 유엔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의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라는 데 있습니다. 제재 이행을 주도하는 측에서 관심 있게 볼 대목인 셈이죠.

이와 관련해, 미국 의회 산하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CRS)의 아시아 전문가인 래리 닉시 박사 역시 박 박사와 마찬가지로 조선펀드의 합법성에 의문을 표하면서도 조선펀드가 홍콩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만큼 이 투자기금을 제한하거나 중단하는 권한은 일단 중국 정부에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조선펀드가 지금까지 투자금을 유치한 실적은 너무나 저조해 관심을 끌만 한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자문회사인 ‘엑세스 아시아’의 북한 전문가인 폴 프렌치 씨입니다.

폴 프렌치: There's very little investment and not many people are interested. ChosunFund has some money...지금까지 유치한 투자금이 거의 없습니다. 관심을 둔 투자자도 많지 않습니다. 실제로 진행된 사업은 별로 없다고 봐야 합니다.

한편, 미국에 있는 민간단체인 ‘희망을 위한 납북자 구조센터’는 현재 홍콩의 정부 관리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조선펀드의 홍콩 내 설립을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단체의 이즈미 아사노 대표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정권에 자금이 유입되는 상황을 반대하는 차원에서 이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