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이 29일 금강산 지구에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국제관광특구를 신설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한반도 전문가들은 일방적인 계약파기 등을 일삼는 대북 투자가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가 29일 금강산 지구에 국제관광특구를 독자적으로 신설해 주권을 행사키로 한 것은 2002년 한국의 현대아산그룹에 대한 금강산 관광 독점권을 취소하고 해외자본을 유치하려는 조치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이날 발표한 국제관광특구 지정 정령에 따르면 그동안 현대아산그룹과 합의로 북한의 권리행사가 일부 제한되어 온 금강산 관광지구의 강원도 고성군 고성읍 일부 지역과 해금강 등에서 북한의 주권행사가 가능해 질 전망입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미중관계센터의 부소장을 역임한 존 들루리 (John Delury)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는 북한이 추구하는 외국기업의 대북 투자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들루리 박사:
북한은 최근 외국 투자를 유치하려는 노력을 보여왔는데, 북한의 이런 조치는 투자환경이 불안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좋지 않은 사례입니다. 투자자는 당연히 안전한 곳에 투자하길 원합니다. 따라서 북한이 진정으로 외국의 투자를 유치하려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에서 대북 투자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들루리 박사는 한때 중국이 금강산 관광권을 갖게 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지만 중국도 남북한 간의 미묘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쉽게 인수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25일에는 북한의 조선합영투자위원회와 세계적인 호텔그룹 켐핀스키가 원산공항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이 금강산 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는 한국의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었지만 켐핀스키 호텔은 북한과 사업계약을 체결한 바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 워싱턴에 소재한 한미경제연구소의 그레그 스칼라튜 연구원도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북한이 임의로 한국의 현대아산과 한 계약을 철회하고 자산을 몰수한다면 북한이 사업 파트너 즉 사업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해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스칼라튜 연구원은 금강산이 한국의 노년층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명소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그만큼의 매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I also think that withdrawing rights previously granted to a foreign/South Korean investor, and expropriating the assets of investors contribute to North Korea’s establishing a bad reputation as an unreliable business partner.
멕시코의 멕시코 시티에 위치한 시립자치대학(Metropolitan Autonomous University)의 호세 루이 레온-만리케스 (Jose Luis Leon-Manriquez) 동아시아학 교수는 27일 한미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한국의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사업과 개성공단 문제를 다루는 북한의 태도는 외국기업의 대북 직접 투자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 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사업에 1998년부터 10년간 15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2008년 한국의 관광객 피살 사건때문에 이 사업이 중단된 것은 대북투자의 위험을 보여주는 예라는 지적입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임재경 박사는 도로 등 북한의 전반적인 교통, 관광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에 외국기업의 북한 관광사업이 성공할 확률이 낮고, 외국기업은 본격적인 사업보다는 통일 한반도에 대한 시장선점을 위한 사전조사단계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원산에 공항이 있고, 금강산지역까지 110 킬로미터 거리에 4차선 고속도로와 철도도 있어 원산과 금강산을 연계하는 소규모 관광은 현재의 공항과 도로시설을 개보수할 경우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