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함경북도 당국이 로라(롤러)스케이트장을 건설하면서 건설자금을 주민들에게 강제로 할당하고 있어 원성이 높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우리(북한)가 만들 수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최근 북한 함경북도 소식통들은 청진시와 회령시에 들어서게 될 로라스케트장(롤러스케이트장) 건설을 놓고 이런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9월 9일(국경절)까지 완공할 것을 목표로 ‘회령원(회령국수집)’ 근처에 로라스케트장을 건설하고 있다”며 “매 개인세대 당 모래와 자갈 두 입방씩과 국돈(북한 돈)1천5백 원씩 바치라는 지시가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당국은 시멘트만 보장할 뿐, 건설에 필요한 모래자갈은 모두 세대별 과제로 내주어 주민들이 직접 건설장까지 가져다 바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건설 마감재인 쇠 울타리와 바닥 도색재를 중국에서 사들이기 위해 개인세대들에 현금을 바치라고 노골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며 지어 노동당 입당 대상자들을 상대로 더 많은 돈을 바치라고 회유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청신시 당국이 “로라스케트장 건설을 위해 포항구역 기관기업소들에 노동자 1인당 중국인민폐 10원씩(2달러)의 외화벌이 과제를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인민폐 10원은 북한의 일반 장사꾼들이 장마당에서 이틀 동안 버는 돈이라며 그나마도 최근엔 장사가 안 돼 이 정도의 돈을 벌려면 며칠씩 장마당에서 고생을 해야 한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한편 소식통들과 주민들은 건설용 자재들을 수입하기 위해 강제로 돈을 거두는 행위를 놓고 “분노를 넘어 절망감을 금할 수 없다”고 북한 당국을 규탄했습니다.
청진시에 살고 있는 가정주부라고 자신을 밝힌 한 주민은 “쇠 울타리나 도색재조차도 생산을 하지 못해 외국에서 사들인다는 것이 말이나 되냐?”며 “도대체 인공위성은 어떻게 만들었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혀를 찼습니다.
함경북도의 소식통들도 북한에서 “청진시라고 하면 쇠를 많이 생산한다는 의미에서 ‘철의 도시’라고 불린다”며 “이런 청진시에서 쇠 울타리도 생산을 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진시에 김책제철소가 있어 철을 많이 생산하지만 정작 녹이 쓸지 않는 도금이나 합금재 같은 것은 중국에서 사와야 한다”며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중국에서 사들여야 하니 인민생활이 어떻게 향상될 수 있겠냐”고 당국을 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