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일본의 북한 보도의 현황과 북한내의 취재 활동에 대해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대표가 일본 나고야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일본에서 이혜원기자가 전합니다.
이시마루 지로, 아시아프레스 인터내셔널 오사카 포럼 대표가 지난 21일 나고야 중경대학을 방문해 ‘독립 언론의 최전선으로부터: 아시아 프레스의 도전과 경험’이라는 주제로 일본 언론의 북한에 대한 보도 상황과 북한내의 취재상황에 대해 북한기자들이 찍은 영상과 함께 상세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강연회에는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는 탈북자 백창용씨도 참석해 북한의 현 상황에 대해 생생하게 증언하였습니다.
이시마루씨는 이 강연회에서 먼저 일본 언론의 북한 보도에 대한 특징을 설명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 2002년, 12년 전 고이즈미 전 일본총리가 납치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방문한 후 지금까지 거의 매일 북한에 대한 보도가 일본에서 방송되고 있지만, 북한에 자유로이 가서 취재 할 수 없는 실정이지 않습니까? 사회의 관심이 높아져 북한과 연관된 방송을 해야 하는데, 정보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보니,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뉴스를 만드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도의 질이 낮아지고 사실이 아닌 것을 십수년간 전해왔습니다. 이것이 지금 현재 일본 언론의 북한 보도 실정입니다.
또한, 이시마루씨는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다보니 일본내 북한의 이미지가 이상한쪽으로 형성되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시마루씨는 이러한 문제점을 바로 잡기위해 북한을 직접 방문, 취재하려고 세번에 걸쳐 북한에 입국했지만, 자유로운 취재는 허락되지 않았고, 시민들과의 극히 제한된 인터뷰에서도 북한의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탈북 후 일본에 온지 5년이 되며 아시아프레스에서 이시마루씨와 함께 일하고 있는 언론인 백창용씨는 북한 주민들이 외국인과의 인터뷰를 얼마나 꺼리는지 설명했습니다.
백창용 : 기자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정해져 있습니다. 김일성 생가라던지, 시내뿐이죠. 이때 외국기자들이 시민들과 인터뷰 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교육을 시켜요.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요. 교재가 있습니다. 만약 북한당국이 봐서 대답이 정치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되면 당장 감옥행이죠. 그래서 시민들은 멀리서 외국인들이 다가오면 도망가기도 합니다. 만약 인터뷰를 한다해도 외국인과의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으니 경직되기가 십상이구요.
북한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해 북한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는 이시마루 지로씨와 아시아프레스는 북한내의 기자 양성을 위해 힘써 왔으며, 지금 활동하는 북한내의 기자는 10여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 외국기자들은 취재를 위해 북한에 자유롭게 가지도 못할 뿐 아니라, 북한에 취재로 간다해도 자는 시간외엔 계속 감시 당하는 형편입니다. 이런 와중에 현재의 올바른 정보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북한내 현지인들과 팀을 만들어, 영상, 사진, 기사 등을 강력한 증거로 내세워, 북한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우리팀은 오사카에 일본인 기자, 백창용씨도 그중 한명이구요. 중국에도 한국말과 중국말이 모두 유창한 중국 국적의 조선족 기자가 있고, 한국에도 물론 한국인 기자가 있습니다. 북한 내에는 10여명 정도인데, 북한에서 스스로 기자로 활동하는 분이 몇 분 계시고, 우리가 협력자라고 부르는 기자 후보가 7명, 그리고 정보 제공이나 국경쪽에서 연락책 등을 맡고 계신 분이 또 몇 분 계십니다.
이시마루씨는 이어 북한 내에서 기자를 양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 저의 목표는 북한내의 기자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일을 북한사람이 직접 취재하고 세계에 보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아시아프레스의 중요한 이념이기도 합니다만 현재까지 세계뉴스는 서방의 규모가 큰 미디어들이 중심이 되어 보도되어져 왔습니다. 베트남전쟁도 베트남인들이 취재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는 자신의 나라 일은 자국민이 취재하고 보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취재하는 중에도 기자 자신들의 사회문제인 만큼 문제에 대한 이해력이나 언어적인 문제도 없을 것이고, 자신들의 입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북한은 1945년부터 지금까지 언론의 자유가 없는 사회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자신들의 사정을 자신들의 힘으로 세계에 알릴 형편이 되지 않습니다. 외국기자들의 취재도 한계가 있고요. 그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소식을 자신들의 힘으로 알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해서 북한내의 기자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3시간여의 강연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일본의 북한 보도실태와 북한내의 상황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된 점이 많았다며, 북한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새로운 기회였다는 반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