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MD 탑재 이지스함 ‘돌려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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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위협이 커지면서 미군 내에서 탄도미사일방어(BMD) 체계를 갖춘 이지스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지스함 ‘돌려막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지스 탄도미사일방어(BMD) 체계를 갖춘 구축함과 순양함을 배치해 달라는 미군 지역 사령부의 요구가 빗발치면서 미 해군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국방 전문지인 디펜스 뉴스가 4일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 중인 미 태평양군 사령부 외에도 이란의 미사일 위협권에 있는 중부군, 유럽군 사령부 등이 저마다 미사일방어 능력을 갖춘 이지스함의 배치를 요구중이라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현재 미 해군이 보유 중인, 탄도미사일방어용 이지스함은 모두 20척. 이 중 태평양군 사령부가 11척을 일본 요코슈카와 미국 진주만을 모항으로 각각 5척, 6척씩 운용 중이고 북부군 사령부가 9척을 노폭, 메이포트, 샌디에이고를 모항으로 각각 3척, 1척, 5척씩 운용 중입니다.

문제는 다른 지역군 사령부에서 해당 지역에 미사일 방어용 이지스함을 배치해 달라는 요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

이 때문에 미 해군은 탄도미사일방어 능력을 갖춘 이지스함을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급파하는 ‘돌려막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2009년 초에는 플로리다에 있던 이지스 탄도미사일방어체계 탑재 구축함인 설리번 호가 수 주간 일본 해역으로 이동해 탄도미사일방어 훈련에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해역에 있던 이지스함이 중부군 사령부의 요청에 따라 북 아라비아만 지역의 경비를 위해 배치됐기 때문입니다. 또 지난 가을에는 샌디에이고에 있던 이지스 구축함인 히긴스 호가 유럽군 사령부가 주관하는 미사일방어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지중해 지역에 급파되기도 했습니다.

이때문에 미군 당국은 수요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탄도미사일방어체계를 갖춘 이지스함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오는 3월 순양함 1척에 추가로 이지스 미사일방어 체계가 탑재될 예정이고 2013년까지 6척에 이지스 미사일방어체계가 추가 탑재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미 해군은 탄도미사일방어 기술을 갖춘 이지스함을 총 27척 보유하게 됩니다.

하지만 미사일방어 능력을 갖춘 이지스함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미 해군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이 체코와 폴란드에 배치할 예정이던 지상 미사일방어체계 대신 이지스함을 이용한 해상 탄도미사일방어체계를 유럽에 도입키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여기다 미사일방어 외에도 대 잠수함과 지상 공격 등 다양한 작전 능력을 보유한 핵심 전투 자원인 이지스함이 탄도미사일방어에만 발이 묶이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이때문에 미 해군 당국은 지난 12월 중순 워싱턴의 국립 국방대학에서 세미나를 열고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이틀 간 진행된 당시 세미나에서 해군 고위 관계자들은 “미사일방어체계를 갖춘 이지스함이 탄도미사일방어 외에도 다른 임무도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투 사령부 지휘관들이 인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