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토야마 내각, 대북 강경파 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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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하토야마 연립 내각이 16일 출범했습니다. 하토야마 유키오 신임 총리는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나카이 히로시 중의원 의원을 국가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 대신으로 기용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중의원 총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가 16일 열린 중의원과 참의원 본회의에서 일본의 제 93대 총리로 선출됐습니다.

하토야마 총리는 곧바로 조각에 들어가 외상에 오카다 가쓰야 전 당 간사장, 새로 설치된 국가전략 담당 대신에 칸 나오토 전 대표, 방위 대신에 기타자와 도시미(72) 부대표를 임명했습니다.

국가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 대신에는 나카이 히로시(68) 중의원 의원이 임명됐습니다. 나카이 의원은 오래 동안 민주당의 납치문제대책본부의 본부장을 지내왔으며, 초당파로 구성된 납치의원연맹의 회장 대행을 맡고 있는 대북 강경파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나카이 의원은 지난 3일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이 주최한 집회에 참석해서 “이번 선거에서 초선 의원이 대거 당선했지만, 민주당은 결코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가족 모임에 약속한 바 있습니다.

하토야마 신 총리는 또 총무상에 하라구치 가즈히로(51) 중의원 의원을 임명했습니다. 하라구치 총무상 역시 납치의원연맹의 부회장과 납치문제대책본부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입니다.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은 자신들의 구출활동을 적극 지원해 온 나카이 본부장이 국가공안위원장 겸 납치 문제 담당 대신으로 입각하고, 하라구치 사무국장이 총무상으로 기용되자 안도했습니다.

가족 모임은 그러나 “납치문제를 전담하는 대신을 임명해 달라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납치문제를 담당하는 총리 보좌관으로 누가 기용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하토야마 내각은 나카야마 교코 총리 보좌관이 자민당 소속 참의원 의원이라는 이유로 가족들의 유임 요청을 거부한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나카야마 총리 보좌관도 자신이 유임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하토야마 정권이 출범한 후에도 한 사람의 의원으로서 납치문제 해결에 전력하겠다”며 가족들을 위로한 바 있습니다.

한편 민주당의 당 살림을 꾸려갈 간사장에는 오자와 이치로 대표 대행이 임명됐습니다. 오자와 대표대행은 지난 3월 “납치 문제는 북한에 호소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돈을 뭉텅이로 싸들고 가서 몇 명을 돌려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자와 간사장 역시 민주당의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16일 출범한 하토야마 내각 앞엔 주일 미군 재편, 동아시아 공동체 협의 등 외교적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하토야마 내각이 당분간 대북 교섭이나 납치문제에 주력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