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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일본으로 초청하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나카이 히로시 납치문제 담당대신이 22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나카이 히로시 납치문제 담당대신은 각료회의가 끝난 다음 열린 기자회견에서 “22일부터 24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황장엽 서기가 일본의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문제를 관계 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황장엽 서기를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부르기 위해 2004년에도 한국 측과 교섭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노무현 정권이 반대함에 따라 황장엽 서기의 방일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나카이 대신은 또 “황장엽 서기의 일본 방문이 실현된 다음 대한항공기 폭파범 김현희 씨의 방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정부가 김현희 씨보다 황장엽 서기를 먼저 초청하는 이유는 위조여권 사용 죄로 김현희 씨를 일본에서 수사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황장엽 서기는 일본에서 주체 사상 강연을 마치고 돌아가다 1997년2월 북경의 한국 대사관 영사부를 통해 한국으로 망명했습니다. 황장엽 서기는 당시 조총련 내부에서도 ‘주체 사상의 대가’로 큰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황장엽 서기가 12년만에 다시 일본을 찾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닙니다. 황장엽 서기와 친교가 깊은 ‘코리아 국제 연구소’의 박두진 소장은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정권과는 달리 황장엽 서기의 방일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납치 문제에 관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황장엽 서기를 일본에 초빙한다면 “황장엽 서기가 방일 요청을 거절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황장엽 서기가 평소 “납치 문제에 관해서는 나도 잘 모른다”고 말해 왔기 때문입니다.
박두진 소장은 그러나 일본정부가 포괄적인 대북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황장엽 서기를 부른다면 “황장엽 서기가 기꺼이 응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황장엽 서기에 대한 경비 문제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일본에는 현재 조총련 조직원 5만 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조총련 과격파들이 일본에서 주체 사상을 강연하다 한국으로 망명한 황장엽 서기에 대한 보복 테러 또는 납치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코리아 국제 연구소의 박두진 소장은 “일본의 공안 경찰이 책임을 지고 신변을 보호하기 때문에 절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미북 대화나 남북 대화의 진전에 따라 황장엽 서기의 방일 시기가 빨라지거나, 늦추어 질 수도 있다”고 내다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