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농산물 방사능 오염 세계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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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시금치, 쑥갓, 양배추 등 11개 품목에 대한 출하를 중지시켰습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일본산 우유, 채소 등의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산 농산품에 대한 수입 중지 조치는 유럽으로 확산될 조짐입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일본정부는 23일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시금치, 쑥갓, 양배추 등 11개 품목에 대해 출하 중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후쿠시마 현에 이어 이바라기 현에서 생산된 우유에 대해서도 출하를 중지시켰습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방사능에 오염된 채소를 먹어도 즉각 건강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기준치를 초과한 채소는 당분간 먹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출하가 금지된 품목 중에서 기준치를 최고 164배나 초과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의 소비자들은 채소 구입을 삼가고 있습니다.

사이타마 현 가에고에 시의 식료품 점에서 만난 주부 이노우에 도모에 씨는 “정부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저녁 반찬을 만들기 위해 채소를 사러왔다가 방사능 공포 때문에 빈손으로 돌아간다”고 투덜거렸습니다.

엎친데 겹친격으로 도쿄의 수돗물에서도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됐습니다. 도쿄도는 어른이 오염된 수돗물을 마실 경우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어린애의 허용한도인 100 베크렐의 두 배(210 베크렐)에 해당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 됐기 때문에 유아용 음식에는 수돗물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한편 일본의 방사능 오염이 확산되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 일본 산 우유, 유제품, 채소, 과일 등의 품목에 대한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식품 의약국은 또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현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품에 대해서도 반드시 방사선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은 극히 미소한 양이지만 프랑스, 스위스, 아이슬란드 등 유럽 지역에서도 검출됐습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일본 산 농산품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도록 요청했습니다.

경제 호황에 들떠 있는 중국에서는 최근 일본 식품과 일본 요리의 대명사인 ‘스시’ 즉 생선 회 요리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농산품에 대한 방사능 오염이 확산되자 중국에서도 일본 식품과 회 요리를 꺼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한국의 방사능 공포증도 널리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언론에 따르면 서울의 백화점에서는 일본 산 식품이나 수산물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떨어졌습니다. 또 한국의 수산업 관계자들은 일본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바다 고기가 동해로 이동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

한편 23일 오후 현재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는 9,452명, 실종자는 14, 715명으로 희생자는 모두 2만4천 명을 넘어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