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 귀환] 일 피랍자 가족도 행동 촉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 여 기자 두 명을 석방시켜 미국으로 데려 갔다는 뉴스를 접하고 일본의 피랍자 가족들은 일본도 당장 행동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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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북한에서 특별 사면된 미국 여기자 두 명을 태운 전세기가 5일 오전 평양을 출발해 아오모리 현 미사와 미 공군 기지에서 급유를 마친 다음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했습니다.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은 "일본정부는 미국 여기자들이 석방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하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 정부의 특사가 아니라 민간인 자격으로 북한에 들어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가와무라 관방장관은 이어 "미국 측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한다고 일본 정부에 사전에 연락해 왔지만, 상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가와무라 관방장관은 또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미북 협의와 6자 회담이 진전되고, 납치문제와 일북 관계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일본의 피랍자 가족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직접 북한을 방문해 여 기자 두 명을 석방시켰다는 뉴스를 듣고 "한없이 부러운 일"이라고 입을 모으면서 "누구라도 좋으니 일본도 당장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습니다.

요코다 메구미 씨의 부친 시게루(77) 씨는 "개인이라도 상관없으니 우선 북한과 교섭을 해 달라"고 촉구하면서 "일본이 독촉을 해서라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를 둘러싼 북일 실무 교섭은 작년 8월 합의한 납치 재조사 문제가 물 건너감에 따라 현재 완전히 중단된 상태입니다.

오는 30일 치러지는 중의원 총선거에서도 정권 교체가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해 납치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 나 있는 상태입니다.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 모임'과 민간 지원단체인 '구출 모임'은 민주당이 자민당을 제치고 중의원 총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납치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정권을 장악하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북일 관계를 타개하기 북한에 즉각 특사를 파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 민주당 정권이 탄생하면 북일 관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