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일 생일 특별공급 없어 민심 ‘쌀쌀’

0:00 / 0:00

MC: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70돌을 맞은 북한 당국이 당초 기대와 달리 명절공급이 전혀 없어 민심은 쌀쌀하기만 하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지금까지 큰 소리 쳐온데 비하면 너무 어이없다며 당국을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노래모임과 이야기 모임에 이어 ‘명절미’ 공급까지, 북한당국이 소위 ‘광명성절’로 명명한 김정일 위원장 생일 70돌을 맞아 후계자 김정은을 부각시키는 데에 안간 힘을 쏟고 있지만 주민들은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입니다.

16일 연락이 닿은 양강도 소식통은 “2012년까지 강성대국의 문을 연다고 요란을 떨더니 (김 위원장 생일인) 오늘도 빈말 잔치뿐”이라며 “이렇게까지 마른(아무 것도 없는)명절은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경우 2월 초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70돌을 기념하기 위해 충성의 노래모임을 비롯한 각종 행사와 마을꾸리기로 눈코 뜰 새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번 2월 16일은 사망한 김 위원장의 생일 70돌이 되는 날이고 북한이 ‘광명성절’로 정한 첫 기념일이라는 의미에서 특별공급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예년과 달랐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이 열린 2월 16일의 공급은 초라하기 그지없고 정도를 지나치는 김정은 선전에 주민들은 환멸을 느꼈다는 주장입니다.

혜산시의 경우 2월 16일을 맞으며 15일 오후 인민학교(초등학교) 이하 어린이들에게 1kg 정도의 당과류 선물을 준 것이 전부이고 주민들을 위한 배급이나 명절용 상품공급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대신 주민들은 15일 오후 2시부터 자체로 준비한 ‘충성의 노래모임’과 녹음강연, ‘시 문화회관’에서 진행한 영화문헌(김정은 위대성 다큐멘터리)학습에 참가한 후 저녁 6시부터 녹화 중계한 ‘중앙기념보고회’를 집체적으로 청취해야 했다는 것입니다.

또 김 위원장의 생일인 16일 아침에는 7시부터 ‘보천보전투 기념탑’에 있는 김일성 동상에 모여 도급 당, 정권기관, 사법행정기관들의 기념헌화가 있었고 8시부터 각 대학, 공장 기업소들과 동사무소들에서 차례로 헌화행사를 치렀다고 합니다. 이후 행사 참가자들은 집체적으로 ‘김정일화 전시회장’을 돌아보고 다시 ‘시 사적관’에 들려 김정일 위원장의 업적에 대한 해설까지 듣다나니 오전시간이 다 지나가 버렸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 회령시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지만 세대별로 3일분의 배급을 주고 식용기름 200g, 된장 400g을 비롯해 소규모 주민공급이 이루어졌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해왔습니다.

소식통들은 “강성대국을 할 때나 안 할 때나 달라진 것이 뭐냐?”는 주민들의 불만을 전하며 “‘자체 공급’이라는 명목아래 간부들은 숱한 것을 챙겼다”면서 당국에 대한 배신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