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총련, 중앙본부 계속 사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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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경매에 부쳐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중앙본부와 건물에 대한 최종 낙찰자가 북한과 교류가 깊은 가고시마 시에 있는 사찰 '사이후쿠지'로 결정됨에 따라 조총련이 중앙본부와 건물을 임대받아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경매에 부쳐진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에 대한 최종 낙찰자가 가고시마 시에 있는 종교법인 ‘사이후쿠지’로 결정됐습니다.

일본 진언종 18개 파벌 중 가장 큰 ‘고야산 진언종’에 속한 사찰인 ‘사이후쿠지’는 이달 12일부터 19일 사이에 치러진 입찰 신청에서 최고 가격인 45억1천900만엔 즉 약 4천800만 달러를 적어 냈습니다.

이는 입찰에 참가한 4개 그룹이 제시한 금액 중 가장 큰 금액이며, 도쿄지방법원이 고시한 최저 입찰가격 2천200만 달러보다 두배 이상 많은 금액입니다,

도쿄 지방법원은 오는 29일 최종 낙찰자인 ‘사이후쿠지’에 대한 매각을 허가할 계획이며, 조총련에 6억7천만 달러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일본정리회수기구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한 소유권은 ‘사이후쿠지’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러나 ‘사이후쿠지’의 이케구치 에칸(74) 대승정이 지난해 4월 평양에서 열린 ‘고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 축하 행사에 참가하는 등 북한과 교류가 깊은 인물로 알려지고 있어 조총련이 지상 10층, 지하 2층 짜리 중앙본부의 건물을 그대로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케구치 대승정은 NHK방송을 비롯한 일본 언론에 “북한과 관계가 깊은 내가 나서면 반발이 없을 것 같아 입찰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조총련 시설을 민족 융화의 거점이자 평화를 기원하는 곳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케구치 대승정은 이어 “만약 총련이 중앙본부를 빌려달라고 요구하고, 일본 정부가 이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우선적으로 총련에 대여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케구치 대승정은 지금까지 수차례 북한을 방문해서 북한의 사찰에 보살 상을 기증하거나, 일본항공 여객기 요도호 납치범들을 만나고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이후쿠지’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케구치 대승정은 또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정치인들과도 친교가 깊고, 일본의 정치 일번지인 ‘나가타 쪼’의 괴승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 때문에 이케쿠치 대승정이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를 조총련에 대여한 실적을 발판으로 경색된 북일 관계를 해빙시킬 새로운 해결사로 떠 오르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