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를 4천800만 달러에 낙찰한 일본의 사찰이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낙찰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도쿄 후지미 쪼에 있는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를 시가의 두배에 해당하는 4천800만 달러에 최종 낙찰한 가고시마 현의 사찰 ‘사이후쿠지’가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25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사이후쿠지’의 주지 스님인 이케구치 에칸 대승정은 24일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와 사이후쿠지 별관을 담보로 모 은행에서 약 50억엔 즉 5천만 달러를 대출받기로 약속받았으나, 4월 중순경 은행이 한달 전에 약속한 사이후쿠지에 대한 대출을 거부했다”고 아사히 신문에 밝혔습니다.
이케구치 대승정은 은행이 대출을 거부한 이유로 ‘일본정부의 압력’을 들면서 “그밖에 다른 은행과 무역 상사와도 융자 교섭을 벌였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케구치 대승정은 그러나 “정부의 압력에 의해 거의 모든 금융기관이 융자에 응하지 않고 있지만, 최후까지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이후쿠지’가 이달 말까지 낙찰 대금 4천800만 달러를 불입하지 않을 경우 낙찰 자격이 취소되어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에 대해서는 다시 재입찰이 실시됩니다.
그럴 경우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를 다시 조총련에 대여해 준다는 ‘사이후쿠지’의 약속도 무산되어 조총련이 본부 건물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일본 전문가들은 가고시마 현의 일개 사찰에 불과한 ‘사이후쿠지가’ 조총련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를 시가의 두배에 해당하는 4천800만 달러에 낙찰했을 때부터 자금 조달 문제를 지적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이케구치 대승정은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조총련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하면서 “기부를 포함해서 여러 사람의 지혜를 빌리고 싶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이후쿠지’의 낙찰 소식이 알려진 이후 ‘북한의 앞잡이’이라는 비난 전화와 팩스가 쇄도하고, 여론이 악화되자 일본정부가 각 금융기관에 대출을 하지 말도록 압력을 가하게 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