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김정은, 방공호 믿고 도발 감행”

0:00 / 0:00

MC:

연평도 도발 사건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벌어진 사건이라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주민들 사이엔 이번 사건이 물불 가리지 않는 철부지 청년 대장의 섣부른 도발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전역에 건설된 땅굴, 즉 지하 방공호를 믿고 저지른 도발이라는 주장입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연평 사건 이후 친척 방문차 중국을 방문한 황해도 해주 주민 김 모 씨는 “연평도 기습 포격 사건에 대한 남한의 반격이 북한군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김정은이 자칫 북측에도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이런 도발을 감행한 것은 남조선의 반격에도 크게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모두 북한 당국이 오랜 기간에 걸쳐 준비해 온 땅굴, 즉 지하 방공호 시설을 믿고 도발을 감행했다는 것이 김 씨의 말입니다.

그는 북한의 방공호는 내부가 전부 시멘트 콘크리트로 꾸려져 있고 갱도 내부는 곡선 모양으로 거미줄처럼 설계되었다면서 방공호 출입문도 2중 철문으로 웬만한 폭격에는 끄떡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이런 방공호가 북한 전역의 웬만한 산에는 빠짐없이 설치돼 있고 군인이고 주민이고 대피 비상 발령 10분 안에 방공호로 대비하는 훈련이 잘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는 “이번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있기 전에도 주민들을 전부 방공호로 대비시켰을 것이고 해안포 등 군사시설도 모두 땅굴 속에 있기 때문에 남측 포격에는 지상에 나와 있는 군 막사 정도만 파괴됐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에서 방공호 작업에 동원돼 건설작업에 직접 참여했다는 북한출신 화교 조 모 씨는 “북한의 방공호는 지난 전쟁 때 미군의 폭격에 녹아난 뼈아픈 경험을 한 북한이 그 대비책으로 건설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측이 이런 방공호를 김일성 주석 시절인 80년대 중반부터 08호 공사라는 이름으로 20년이 넘게 군과 주민들을 동원해 준비해왔고 90년대 중반 모두 완공시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대다수 북한 주민들은 세상 물정 모르는 나이 어린 청년 대장이 젊은 호기만 앞세워 신중하지 못하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성격이라 앞날이 더 큰 일이라며 걱정하고 있다.”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김 씨는 그러면서도 “김정은이 도발할 기회만 노리고 있던 판에 남한 군대가 북한 포대진지가 있는 앞 바다에서 훈련을 한 것이 도발의 빌미를 제공했다.”라고 말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남한의 일반 주민이 사망했다는 소식은 안에서도 돌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주민들도 북측의 비인도적 처사라고 비난한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는 또 “현재 북한의 헐벗은 일반 주민들은 악만 남았고 전쟁에 대한 두려움도 별로 없다.”라면서 “막상 전쟁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은 호의호식하고 있는 당과 군의 고위간부층으로 북한 전체인구의 10%도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