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한별동지 김일성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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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후계자로 등장한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선전을 위해 북한 당국이 김일성, 김정일의 청년시절 모습에 비유해 신비주의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이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선전을 군대를 중심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2박 3일 동안 북한군 각 군단 정치위원(군단 정치부 사령관) 회의가 평양에서 소집됐다"면서 "이 회의에서 김정은 우상화 선전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번 회의는 김정은이 당권력에 오른 이후 처음으로 소집한 군부내 당일꾼 회의였다"면서 "군단 정치위원들이 김정은에게 자기소개를 하는 자리이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북한군 총정치국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신비주의를 선전하는 학습제강을 각 부대에 내려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0월 중순 함경북도의 한 부대에 배포된 학습 자료에는 "어느 한 로투사가 김정은을 처음 만났을 때 초기혁명활동시기 '한별(20대의 김일성 별칭)'동지를 보는 것 같은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느니, "준수한 외모와 영채 도는 눈빛, 명철한 판단은 청년시절 수령님을 꼭 닮아 로투사가 탄복했다"는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당중앙위원회에서 사업하는 한 로간부는 김정은의 모습이 김일성종합대학 시절 장군님(김정일)의 모습과 너무나도 같아 감탄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군대 정치일꾼들은 "김정은 대장이 조국통일을 시킬 비상한 전략과 전술을 갖고 있다"면서 "통일의 광장에 장군님을 모시겠다고 맹세했다"는 등 통일론을 강하게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통일 방법도 총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최근 들어 군에서 '무력통일론'이 강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는 주민들 속에도 퍼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국경지역에 나온 한 평양주민은 당창건 65돌 열병식이 끝난 다음 평양시민들 속에서 "김정은 청년대장의 모습이 영화 '조선의 별'에서 나오는 한별동지(김일성)와 비슷하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에 따르면 군 열병식이 있기 전부터 "북한 당국이 '김정은 청년대장은 장군님과 똑같은 지도자'라는 선전을 미리 시켰다"면서 "텔레비전에서 김정은을 본 주민들은 아버지(김정일) 보다는 오히려 할아버지(김일성)를 더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 속에서 이처럼 김정은을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많이 비교하는 것은 그가 올라서면 먹고 사는 문제가 지금보다는 좀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김정은에 대한 실망도 나오는데, 함흥시민들 속에서는 "김일성 같으면 농립모를 쓰고 인민들 집에 가서 가마뚜껑도 열어봐야 되는데 과연 그럴까?"라고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주민들은 "그 애비에 그 아들"이라며 별로 기대하지 않는 눈치라고 현지 주민들은 말했습니다.

주민들 속에서 김정은 우상화 소문이 유포되는 것과 관련해 평양출신의 한 탈북자는 "노동당 선전부에는 수령 우상화 소문을 은근히 퍼뜨리는 부서가 따로 있다"면서 "아마 나이와 경험이 부족한 김정은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당 선전부가 머리를 싸매고 각종 아이디어를 만들어 퍼뜨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