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지난해 161회 공개활동 '건재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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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2010년 한 해 동안 161회의 공개활동을 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은 횟수입니다. ‘자신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두 해 전인 2009년 159회의 공개활동을 했습니다.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2008년의 공개활동 횟수가 97회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활발한 대외 활동을 한 셈입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공개활동이 더 늘어났습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2010년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가 161회로 파악됐다”고 4일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공개활동 횟수를 더 늘린 이유는 두 가지로 분석됐습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입니다.

김용현:

김 위원장의 건강에 특별한 문제가 없고 최고 지도자로서 통치를 제대로 하고 있다는 걸 내외에 과시하는 측면이 강하고, 후계자 김정은의 부상 과정에서도 김 위원장이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는 행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개활동을 수행한 이들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 경공업 부장이 공개활동을 각각 114회와 111회 수행해 1위와 2위를 차지했습니다.

2009년 수행 횟수 1위였던 김기남 당 비서는 지난해에는 89회를 기록해 장성택과 김경희의 뒤를 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병약한 김정일 위원장이 친인척에게 의존하는 현상이 공개활동에서도 나타났다”고 해석하고, “김정은 후계구도의 정착에도 측근 정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부문별로는 경제 분야의 현지지도가 63회였고, 군부대가 38회, 외교 무대를 포함한 대외 분야가 12회, 그리고 공연 관람 등 기타 분야가 48회로 나타났습니다. 경제 분야에서의 공개활동이 200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가장 높게 나타난 겁니다. 김용현 교수입니다.

김용현:

북한의 나쁜 경제 상황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최고 지도자가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 같은 해석에 덧붙여, 김 위원장의 경제 분야 시찰이 잦은 이유는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또한, 매년 경제 개선을 위한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한편, 셋째 아들인 김정은도 지난해 9월 후계자로 지목된 이후 총 38회의 공개활동을 보였으며, 이 중 33회는 김 위원장을 수행한 활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