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혹한 속 김정일화 피우기 총력”

MC:

요즘 북한에선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아 김정일화 피우기가 한창이지만, 날씨가 추워 꽃을 피우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텔레비전이 김정일 전 위원장 생일을 맞아 평양과 지방에서 김정일화 피우기가 한창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북한 중앙TV>

이렇게 피운 꽃들은 오는 14일부터 진행되는 김정일화 축전장에 선보이게 됩니다.

올해는 김 전 위원장 사망이후 처음 맞는 해이고, 권력기반이 빈약한 김정은이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축제는 과거에 비해 최고수준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겨울이 유난히 추워 김정일화 피우는 데도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이미 평양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김정일화 피우기 사업이 내각과 성, 중앙기관 별로 진행되고 있다”며 “김정일화 온실에 땔 석탄을 마련하느라 당비서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어느 단위에서 김정일화를 더 잘 피웠는가에 따라 충성심이 판가름 나기 때문에 노동당 비서들이 온실에 붙어살다시피 하면서 특별 관리대상이 되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군과 내각, 중앙기관 등 각 기관별로 김정일화를 피우게 경쟁시켜 그에 따른 주민들의 피로감이 극도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평양시의 웬만한 중앙기관, 기업소에도 김정일화 온실을 다 가지고 있다”면서 “이 기관들은 자체로 석탄을 구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개인들한테서 돈을 걷어 석탄을 때서라도 김정일화를 피워야 할 판”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시장에서 석탄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특히 올 겨울에는 평양 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면서 김정일화 피우기가 곱절 힘들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2008년까지 평양에서 살다 나온 한 탈북자는 “노동당 입당을 원하는 사람들이 김정일화 피우기에 앞장선다”면서 “당에 입당하려면 김정일화 온실에 석탄을 바쳐야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석탄을 땐 김정일화 온실은 뜨끈뜨끈해서 땀이 나지만, 일반 가정집들은 온수가 돌지 않아 완전히 냉장고였다”고 떠올렸습니다.

그는 “(온실에)석탄을 바친 집에서는 온 가족이 추위에 떨었지만, 김정일화는 2월 16일만 되면 빨갛게 피어났다”고 씁쓸해했습니다.

베고니아과에 속하는 김정일화는 온도와 습도에 상당히 민감해 온도가 조금만 떨어져도 꽃이 시든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김정일화 피우기가 경쟁적으로 벌어지면서 2000년대 중반에는 꽃을 크게 만드는 여러 가지 약품들도 생겨났습니다.

그 결과 김정일화 꽃송이는 점점 커지고 그것을 본 주민들은 “인민들의 몸은 점점 가늘어지고, 김정일화 머리만 커진다”고 비웃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