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알벗: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하면서 그 후계자 김정은에게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부고를 전한 북한 보도 진행자(아나운서)도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주체혁명위업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북한 주민들은 현재 후계자로 된 김정은이 누구의 아들인지에 대해 궁금해 할 것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고 김 위원장에게 여자가 몇 명이었는지를 짚고 넘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영기자와 김정일의 여인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정영기자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홍알벗: 안녕하세요? 정영기자,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된 이후 북한에서는 김정은을 영도자로 치켜세우는 작업이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김정은이 누구의 아들인지, 또 김정일의 여인에 대해 짚어보는 게 어떻습니까,
정영: 김정일 위원장이 2008년에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의 세 아들 중 누가 후계자로 낙점될 것인지 세계가 주목했습니다. 결국 김정은이 작년에 인민군 대장 칭호를 받으며 최종 후계자로 지목되면서 김정일 일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세 번째 부인인 고영희 사이에서 낳은 두 번째 아들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김정일 위원장이 정식으로 결혼한 여성은 김영숙 한 명뿐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의 주민등록법상 법적으로 공인된 부인은 김영숙입니다. 김일성 전 주석이 김영숙을 김정일 위원장에게 직접 붙여준 여성이라고 하는데요, 김영숙은 순번으로 따지면 두번째 여자입니다. 김영숙은 김위원장 사이에서 두 딸을 낳았습니다. 설송과 춘송이라고, 한때 평양에서는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께서 딸밖에 없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홍알벗: 결국 김정일 위원장에게 아들이 없다고 북한에서 소문났었는데, 갑자기 아들이 세 명이나 생긴 셈이 됐군요. 도대체 김위원장에겐 몇 명의 여인이 있습니까, 정영: 모두 네 명인데요, 첫 번째 여자가 성혜림, 두 번째가 김영숙, 그리고 세 번째가 고영희, 네 번째가 김옥입니다.
양윤정: 그러면 김영숙은 김정일 위원장이 김정남의 어머니 성혜림과 좋아하던 와중에 결혼한 여자라는 소립니까?
정영: 예, 처음 첫 번째 부인은 바로 현재 중국과 마카오를 오가는 김정남을 낳은 성혜림입니다. 성혜림은 1937년 생으로, 김 위원장보다 다섯 살이나 많습니다. 김 위원장이 영화부분을 지도할 때 배우를 지냈던 성혜림은 김위원장과 눈이 맞아 동거에 들어갑니다. 김 위원장은 1969년부터 성혜림과 동거에 들어갔는데, 1971년에 김 위원장의 장남 '정남'을 낳았습니다.
양윤정: 김정남은 우리방송에서도 여러 번 소개돼지 않았습니까, 방금 뉴스에서도 김정남이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가할 지가 말지가 보도되었던데요.
정영: 덧붙여 말한다면 김정남이 1971년생으로 원래는 장남이지만, 배다른 동생인 김정은과의 경쟁에서 밀려났습니다. 김정남이 해외에서 "개인적으로는 3대 세습을 반대한다"고 말을 하고 다녔기 때문에 이번에 평양에 가서 장례식에 참가할지는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 왜냐면 김정남과 김정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김정남은 자기 어머니를 버린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서도 상당한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홍알벗: 그러면 김정일 위원장이 김정은의 어머니를 만난 건 어느 시점입니까,
정영: 김정은의 어머니는 현재까지 알려진 여성으로는 고영희입니다. 일각에서는 넷째 부인인 김옥의 아들이라는 설도 있지만, 일단 김옥과 김정은의 나이차이가 18살 정도 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고영희의 아들이라는 게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네 명의 부인들 중에서 고영희를 제일 사랑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른 여성들은 현지지도 할 때 데리고 다니지 않았지만, 고영희만은 대동하고 다니면서 "우리 노친네"라고 일꾼들에게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고영희는 1953년 생으로 재일교포 출신입니다. 북한에선 '째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고영희는 만수대예술단에서 무용선수로 활약하다가 김정일의 눈에 들었습니다. 김정일은 1976년부터 고영희와 동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1981년에 김정철을 낳았고, 1983년에 김정은을 낳았습니다. 그 아래에 김여정이라고 딸애를 한 명 두었습니다.
양윤정: 김정일의 여인들에 대해서는 여러 번 소개되어 청취자분들도 잘 알고 계시리라 보는데요, 이 여인들의 운명도 편안치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영: 한마디로 왕의 여자들은 인생이 평탄치 않았습니다. 김정남의 어머니인 성혜림은 남한 출신이고, 이혼녀라는 이유로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성혜림은 1973년부터 신경성 질환과 불안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소련을 오가며 치료를 받다가 김 위원장이 고영희와 동거에 들어간 후 북한에 입국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1996년 서방으로 망명해서 스위스 등 외국에서 장기간 거주하다 지난 2002년 5월 모스크바에서 사망했습니다. 김정남은 2001년 5월 위조여권을 가지고 일본에 입국하려다 적발 된 후 김 위원장의 눈밖에 났습니다.
양윤정: 그러면 세 번째 부인인 고영희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러니까 김정은의 친어머니가 되겠지요?
정영: 고영희는 김정일을 동행해 측근들의 파티나, 공개행사에 참가하다가 유선암에 걸려 프랑스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한때 김정은 후계자 문제 시작으로 고영희를 '조선의 어머니'로 불려지다가 2004년에 유선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이 작업은 중단됐습니다.
홍알벗: 자, 후계자 김정은을 낳은 고영희도 암으로 세상을 떴는데요, 사실상 김정일 위원장의 임종을 지킨 것은 네 번째 부인인 김옥이라는 말이 되겠군요.
정영: 고영희가 사망하고 김정일 위원장은 한동안 우울증에 걸렸던 것으로 그를 곁에서 본 사람들의 말로는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고영희가 사망한 직후 김옥이라는 여자가 김정일 위원장의 곁을 지켰습니다. 1964년 생인 김옥은 평양 금성고등중학 수재반을 다녔고, 기쁨조로 김 위원장 앞에서 공연을 하다가 눈에 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요리사로 13년동안 일했던 후지모토 겐지는 김옥에 대해 김정일의 가족과 같은 여자였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매번 파티 때마다 참가했고, 김정일 위원장의 금고지기 역할도 했고, 외국 방문 때는 직접 따라가기도 했습니다.
전번에 러시아 시베리아에 갈 때도 김옥이 김정일 위원장이 서명하는 것을 도와주기도 했는데, 김정은의 후계체제를 뒤에서 밀어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윤정: 그렇게 김정일 위원장과 마지막까지 가까웠던 여자였기에 앞으로 북한의 권력투쟁에서 위험한 인물로 지목되었군요. 즉, 김정은, 김경희, 장성택, 김옥 이렇게 김정일에게 충성했던 사람들이 권력을 어떻게 배분하고 운영할 지, 궁금해집니다.
정영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정영: 예,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