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북한 후계 발언 배경 Q/A] 민감한 사안 이례적으로 친절하게 답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북한의 후계 구도와 관련된 발언을 내놓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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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그동안 기자들의 질문에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던 김정남이 북한의 후계 구도에 대한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한 모습이 흥미로운데요. 김 씨가 답변한 내용부터 소개해주시죠.

답:

네, 김정남이 24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이야기의 핵심은 북한의 후계자는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만이 결정할 문제다 또 자신은 후계 구도에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날 김 씨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자신의 후원자로 알려진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관계에 대해서만 민감한 사안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을 뿐 후계 문제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친절하게 답변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구체적인 후계자에 대한 질문에는 ‘결정되기 전에 가정하고 상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고 동생인 김정운이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으니 동생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답했습니다. 여기서 남한 언론 매체가 보도한 김 씨의 육성을 한 번 들어보시죠.

김정남: 그런 민감한 질문엔 답할 수 없고 많은 경우에 아버님 같은 분의 건강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문:

김정남이 이런 발언을 내놓은 배경은 어떻게 볼 수 있습니까?

답:

남한 언론 매체는 북한의 후계 구도와 관련한 논의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처럼 북한 체제를 흔드는 요인이기 때문에 ‘후계 구도는 아버지만이 결정한다’는 김정남의 말은 미국 오바마 행정부와 협상을 앞두고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절대적인 영향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을 알리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이 그동안 거론하길 꺼리던 후계 문제를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리려는 절차를 밟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를 직접 만난 일본 기자는 김 씨가 미리 답변을 준비한 것 같은 인상이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자신의 후계자로 셋째 아들인 김정운을 내정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김정남이 자신은 후계 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것은 북한의 외부보다 북한의 내부를 향한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정운이 형인 김정남을 많이 경계해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김정남이 자신은 권력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는 설명입니다.

문:

그렇다고 김정남이 북한의 후계자 후보에서 완전히 멀어졌다고 여기지 않는 시각도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남한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문홍식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김정남이 북한의 후계 구도는 김정일 위원장만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한 것은 자신이 후계자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문 연구원은 김 씨의 이번 발언은 오히려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큰 김정남이 여러 가지 오해를 살 수 있는 민감한 후계 관련 문제에 대해 아주 현명(prudent)하게 답변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정남은 베이징에 자신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중국과 홍콩, 마카오 등을 자주 드나들었는데요.

일각에서는 중국이 상대적으로 중국을 잘 이해하는 김정남이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가 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김정남이 이례적으로 기자들과 접촉한 것에 대해 남한 당국은 어떤 입장입니까?

답:

네, 남한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이 23일 평양에서 중국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면담해 대외적으로 건재를 과시한 다음 날 그의 장남인 김 씨가 외신 기자들에게 전례 없이 많은 말을 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단 김호년 남한 통일부 대변인은 김정남의 발언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남한 정부도 역시 김 씨가 북한의 후계 구도는 아버지만이 결정할 문제라면서 자신은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c: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북한의 후계 구도와 관련된 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