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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이후 겉으로는 정상을 되찾은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체제정비 작업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들은 진단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해를 맞아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인한 후유증을 아직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복수의 북한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말에 북한 무역기관과 면담을 하기로 예정됐던 한 중국의 무역회사 관계자는 “김정일 사망 때문에 회담이 무산됐다”면서 “평양 쪽에서 좀 더 기다려달라는 기별이 왔을 뿐 아직 소식이 없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무역 관계자는 “상대 측 북한 무역회사는 명함장만 가지고도 북한 내 위수구역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회사였는데, 김정일 사망 후에 다른 조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조바심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북한과 무역을 해왔던 중국측 무역회사들은 북한 내 권력 재편 과정에서 불똥이 자기들에게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그는 북한이 현재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생긴 권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부에서 정비 작업을 한창 진행하는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실제로 최고 권력자로 된 김정은은 새해 1월 1일 근위 서울 류경수 105탱크사단을 시찰하고, 저녁에 은하수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로는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무역회사들은 북한 무역대방(파트너)이 바뀌면 과거에 맺었던 계약이 무효가 되기 쉽고, 더욱이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외상으로 북한과 거래하던 중국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모두 날릴 수 있어 북측의 움직임에 관심이 많다고 이 무역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또 다른 중국 소식통도 “한 가정도 초상을 치루고 나면 처리 할 일이 많다”면서 “하물며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사망했는데, (북한내부에서)할 일이 오죽이나 많겠는가”며 북한이 정상을 되찾자면 한동안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 권력층들 속에서 노동당 산하 외화벌이나, 군부 산하 무역기관들, 국방위원회 산하 무역기관을 둘러싼 이권 다툼도 배제할 수 없다고 이 중국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정권 이양기마다 나타날 수 있는 권력 투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각종 소문도 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중국의 인터넷상에서는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했다는 글이 올랐다가 바로 삭제되는 현상이 일어났고, 한국에서는 북한의 핵발전소가 폭발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국 증시를 끌어내리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티우 사무총장은 폐쇄적인 북한의 특성상 그런 움직임조차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북한은 원래 투명성이 하나도 없는 나라기 때문에 핵폭발, 쿠데타 같은 소문이 많이 나돌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북한에서 생활했던 탈북자들은 북한 권력내부에서 개별적인 감정싸움은 있을 수 있지만, 상호 감시체계가 철저하기 때문에 쿠데타와 같은 우발적인 집단행동은 일어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 고위층 탈북자는 “김정일의 사망 원인을 두고, 권력실세들 사이에 '충성심 흠집 내기’ 등으로 권력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해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