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내년 국방위원회 진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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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세계의 북한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북한의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후계자로 공식등장한 김정은의 국방위원회 진출은 김일성 주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내년쯤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7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국방위원회 진출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지도층 연구 전문가인 켄 고스(Ken Gause)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해외지도부연구담당 국장은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김정은이 입지를 더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방위원회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대부분 내년에 김 위원장이 사망하지 않아도 모든 정책 결정을 김정은이 하게 되는 권력승계의 마지막인 3단계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김정은이 국방위원회를 장악하는 시기는 김일성 주석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4월이 유력하리라는 것입니다.

고스 국장은 2008년부터 2010년 초까지 김 위원장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승계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파악했지만, 건강이 호전되면서 김 위원장과 비슷한 권력승계 절차를 밟도록 속도를 조절(much more deliberate pace than accelerated pace)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외에도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어린 김정은을 너무 빨리 국방위원회에 진출시켜 정치적으로 무리수를 두게 될 것을 염려했을 것(internal political reasons)이라고 고스 국장은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김정은을 무리하게 국방위원회 요직에 앉히면 김정은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일부 노년층 고위간부들의 불만 때문에 정치적 불안정이 올 것을 우려했다는 게 고스 국장의 분석입니다. 김 위원장의 세대라고 볼 수 있는 리명수 국방위원회 행정국장이 인민보안부장에 임명된 것을 보면 아직 세대교체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김정일과 김정은을 중심으로 파벌이 생길 가능성도 있어 김 위원장이 승계 과정을 조심스럽게 진척시킨 것 같다고 고스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호주 시드니 대학의 레오니트 페트로프 교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탄생 100주년이고 김정일의 70세 생일을 맞는 2012년에 김정은을 화려하게 국방위원회에 등장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미 김정은이 국정을 관리하고는 있지만 최종 결정권은 김 위원장이 쥐고 있는 만큼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국방위원회에는 내년 4월에나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김정은은 아버지의 현지 지도를 따라 다니면서 자신을 알리고 국정을 배우면서 후계자의 입지를 굳히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동생 라울 카스트로를 후계자로 지명한 후에도 뒤에서 통치를 계속했던 것처럼 김 위원장은 혈통 중 가장 어린 정은을 후계자로 발탁해 자신의 권력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려고 한다고 페트로프 교수는 주장했습니다.

한편, 미국 하와이 대학의 서대숙 명예교수는 김 위원장의 사후에나 김정은이 국방위원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서교수:

조선인민군을 대표해서 세대교체를 하는데 제일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이영호에요. 김정은은 김정일이 죽어야 거기 들어갈거예요.

김정은을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영호 군참모총장이 세대교체를 위해서 현재 ‘김 위원장의 통치기관’인 국방위원회에 진출하는 것이 순서이며, 김 위원장이 생존해 있는 한 김정은이 국방위원회에 진출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서 교수의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