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양복 차림은 김일성 따라하기”

MC:

양복을 입은 김정은의 모습이 최초로 공개된 배경에는 김일성 전 주석의 후광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과 지도체제를 유지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양복 차림으로 찍은 사진이 12일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노동신문은 12일자 3면에 전날 열린 노동당 제4차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노동당 제1비서에 추대된 소식을 전하며 양복에 넥타이 차림으로 포즈를 취한 김정은의 대형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해외지도부연구담당 국장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아직 세력을 굳히지 못한 김정은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전 주석의 이미지를 주민들로부터 불러 일으켜 자신의 세력을 굳히는 선전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켄 고스:

김정은은 매우 어리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 지도력이 약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에 김일성의 이미지를 유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가 입은 양복이나, 그의 머리 스타일, 모양새 등은 모두 이런 연유에서 나온 것입니다.

고스 국장은 김정은 제 1비서가 이러한 정치 전략과 선전을 당분간 계속 하게 될 것이라며, 아버지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권력을 계승했을 당시보다 세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 4차 당대표자회에서도 김정은을 위시한 북한 집단지도체제의 불안정성을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켄 고스:

11일에 제 4차 당대표자회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권력 구조는 아직 김정은을 지지하는 집단지도체제로 보입니다. 김정은이 세력을 굳히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김정일이 후계자로 활동할 때와 매우 다르죠.

김정은 제 1비서는 2010년 9월28일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등장한 이후 항상 인민복 차림으로 공개 활동을 했습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도 생전에 양복을 거의 입지 않았으며, 양복 차림을 한 흑백 사진 한 장이 남아있을 뿐 입니다.

한편, 북한은 11일 열린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을 노동당 제1 비서로 추대했고, 이와 함께 김정은을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직까지 겸임하도록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