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책 실패로 지도력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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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지도력이 최근 연이은 정책 실패로 인해 손상된 걸로 보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22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평가를 내놨습니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에 따르면, 원세훈 국정원장은 “김정은이 화폐개혁에 실패했고, 주택 10만호를 건설하기로 했는데 500호밖에 건설하지 못해 지도력에 손상이 가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정은의 지도력에 손상이 가고 있다’는 평가가 “체제 불안을 뜻하지는 않는 걸로 본다”고 말합니다.

그보다는 북한 주민들의 김정은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음을 뜻하며, 이로 인해 김정은이 자신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김새와 행동을 흉내 내며 지도자의 풍모를 갖추려 한 전략에는 상당한 차질이 생긴 셈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합니다.

한편, ‘김정은의 지도력에 손상이 가고 있다’는 이날 한국 국정원의 평가는 중국 지도부의 김정은에 대한 평가와 상반된 측면이 있습니다.

지난 2월 평양을 방문한 중국의 맹건주(멍젠주, 孟建柱)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은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라며 “(김정은의) 나이가 어리다고 우습게 보면 안 된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권력기구가 김정은을 중심으로 개편 중”이며 “특히 군부에 대해선 아버지의 지원을 바탕으로 인사권 행사를 통해 상당한 권력을 장악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평가도 덧붙였습니다.

김정은의 지도력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평가가 이처럼 엇갈리는 가운데, 북한은 내부 단속을 위해 중국으로부터 시위 진압용 장비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인 한나라당의 이두아 의원은 이날 국정원의 비공개 보고 이후 기자들을 만나 “북한이 올해 초부터 버스와 조끼 등 시위 진압 장비를 일부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이라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경제난으로 인한 주민의 불만 증가와 중동 민주화 소식 유입 등에 따라 북한에서 체제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북한 당국은 체제 위해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주민 집단 반발에 대비한 특별기동대를 신설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