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에 `원수' 칭호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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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당국이 18일 김정은에게 ‘공화국 원수’ 칭호를 줬습니다. 북측의 이날 발표는 언론매체를 통한 ‘중대 보도’ 형식으로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에게 ‘공화국 원수’ 칭호를 준다는 결정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그리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공동명의로 나왔습니다.

2010년 9월 당 대표자회에서 대장 칭호를 받은 김정은이 ‘차수’ 계급을 건너뛰고 불과 2년 만에 다시 승진한 셈이다.

이는 예상된 수순입니다. 김일성과 김정일 모두 ‘공화국 원수’를 거쳐 ‘대원수’ 칭호를 받은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리영호 총참모장을 해임한 직후에 나왔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군부의 핵심 실세로 꼽히던 리영호의 해임으로 어수선해졌을 군부내 분위기를 다잡는 포석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합니다.

한국 정부의 당국자도 “이번 조치는 매우 상징성이 있다”면서 “김정은의 군부 장악력을 확고히 한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공화국 원수’ 직책을 받음으로써 최고사령관임에도 불구하고 군 수뇌부보다 낮은 대장 계급을 갖고 있는 논리적 모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 2010년 9월 27일 김정은과 함께 대장 칭호를 받았던 엘리트 중 최룡해가 2012년 4월에 이미 차수 칭호를 받았고, 현영철도 이달에 차수 칭호를 받았기 때문에, 김정은도 군 수뇌부에 대한 권위 유지 차원에서 더 이상 원수 칭호 수여 결정을 미룰 수 없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은 이번 조치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갖는 공식 직위와 칭호를 모두 승계한 셈이 됐습니다. ‘공화국 원수’는 최고사령관, 노동당 총비서, 국방위원장 등의 직위와 함께 김일성과 김정일이 갖고 있던 칭호였습니다.

‘공화국 원수’는 순수 군인 중 최고 계급인 ‘인민군 원수’보다 높은 직책으로 간주됩니다. 현재 인민군 원수는 리을설 뿐입니다.

‘공화국 원수’보다 높은 칭호는 ‘공화국 대원수’입니다. 이미 사망한 김일성과 김정일만 대원수로 불리고 있습니다.

김일성은 6.25 한국전쟁 중이던 1953년 2월 원수 칭호를 받았고 사망하기 2년 전인 1992년 대원수에 추대됐습니다. 한편, 1992년 원수 칭호를 받은 김정일은 사후인 2012년 2월 대원수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