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런던올림픽에서 예상 밖의 선전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메달 수상자들의 소감마다 등장하는 최고지도자를 향한 일관된 칭송은 스포츠의 기본 정신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 올림픽을 취재하는 기자들과 전문가의 반응입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금메달 행진을 이어가며 예상치 못한 성적을 올리자 올림픽 현장에서 선수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북한의 림정심 선수가 역도에서 금메달을 추가한 1일 유도와 역도가 열리는 영국 런던의 엑셀경기장에서 자유아시아방송과 만난 중국 신화통신 기자는 남은 올림픽 기간 동안 금메달을 목에 거는 북한 선수가 더 나와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진짜 놀랄 소식은 북한의 메달 수상자의 소감에 최고 지도자가 언급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기자는 북한 금메달 수상자의 발언은 목소리만 다르지 한 사람이 얘기하는 듯했다고 웃었습니다.
Xin Jianqiang (Xinhua): 모두 최고 지도자의 따스한 보살핌 때문이라는 말만 합니다. (웃음)
실제 첫 금메달의 안금애 선수나 역도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엄윤철 선수, 그리고 세계신기록을 세운 김은국 선수의 발언들은 거의 같습니다.
안금애: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께 금메달로써 기쁨 드렸다고 생각하니까,,
엄윤철: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가 있었기에 이렇게 금메달을 쟁취하게 된 것입니다.
김은국: 경애하는 최고 사령관 김정은 동기께서 우리 체육 전사들을 고무도 해 주시고 경기 결과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게 바로 (신기록 작성의) 비밀입니다.
지난 1일 금메달을 추가한 림정심 선수도 김정은 지도자 동지를 기쁘게 했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It is not good to celebrate anything. It is just to please our leader Kim Jong Un.”)
4번 연속 같은 답이 나오니, 북한 선수의 발언이 한국어로 통역되기도 전에 '김정은'이라는 말을 알아 듣고 실소를 금치 못하는 외국 기자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똑같은 대답이 반복되자 기자들의 질문도 줄었습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 기자는 어떤 질문을 해도 북한 선수의 답변은 항상 같아서 더 질문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나지브 나라얀(Rajiv Narayan) 북한 담당 조사관은 북한 선수의 반복되는 수상 소감이 젊은 지도자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했던 국제사회에 실망을 주게 될 것이라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나지브 나라얀: 스위스 유학을 했던 김정은이 최고 지도자가 되면 북한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올림픽의 선수들 발언만 봐도 변한 것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라얀 조사관은 세계 최대의 축제인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며 국제사회에 달라진 북한을 보여줄 기회였지만, 금메달 수상자들이 자유롭게 스스로의 생각을 밝히지 못하고 정치적 발언만 반복하면서 세계와 더욱 멀어지고 고립되는 상황을 자초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