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외 선전 효과를 노린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파격 행보에 서방 언론의 보도가 집중되면서 북한 주민의 인권 탄압 등 핵심적인 문제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저조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전 참전 용사가 첫 한국학 관련 강의를 시작한 후 1989년 독립적인 한국학과가 설립된 네덜란드의 라이덴 대학(Leiden Univ.)이 오는 9월 북한의 역사와 정치 등을 포괄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Leiden Initiative on North Korea)을 시작합니다.
이 대학 한국학 과장인 렘코 브뢰커(Remco Breuker) 박사는 북한 정권이 역사적 사실을 교묘히 악용해 주민 통제에 이용해 왔다면서 한반도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서 역사와 정치 등 북한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브뢰커 박사: 북한 주민은 미국, 한국, 유럽국가들에 대해 실제로 두려움을 갖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북한 정권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되게 주민들에게 인식 시켰기 때문입니다. 북한 정권은 어느 전쟁에서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들을 교묘하게 이용해 주민들 사이에 반미, 반한 감정과 공포감을 조성해 왔습니다. Perceptions of history have been abused by NK State. There seems to be a real fear of the United States…NK government has been incredibly efficient in exploiting whatever happened and building it an anti-American, anti-SKorean, anti-Western ideology.
브뢰커 박사는 특히 최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비서가 자신의 아내를 동반하고 놀이공원이나 유치원을 방문하는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다른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서방 언론의 관심이 그의 아내에 쏠리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브뢰커 박사: 김정은 아내가 등장했을 때 제 전화벨이 계속 울려댔습니다. 모두 그의 아내에 대해 알고 싶어했죠. 하지만, 저는 그의 아내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북한 정권에 의한 주민의 인권 탄압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조금씩 개방되고 있는 것은 다행입니다.
브뢰커 박사는 최근 북한과 관련해 자신에게 걸려오는 회견 요청이나 문의 전화가 거의 5배 정도로 늘었다면서 분명 네덜란드의 언론 등이 김 제1위원장의 개방적이고 파격적인 행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 등장 후 개방의 신호를 보이면서 인터넷 등을 통해 북한 소식이 더 많이 전해지고 서방세계에서 북한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것이 나쁜 것 만은 아니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외부 세계를 직,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면서 북한 지도부도 경제 개혁을 해야만 북한 경제의 완전한 몰락을 막고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