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김정은 ‘불장난쟁이’ 비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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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권력세습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이 큰 가운데, 심지어 평양 주민들도 후계자 김정은을 가리켜 ‘불장난쟁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얼마 전 북한을 다녀온 한 중국인은 “친척집에 가 있는 동안 그곳 주민들이 김정은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불장난쟁이, 어린 사람이 너무 설쳐댄다”며 비난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 통화에서 말했습니다.

왜 “불장난쟁인가”고 묻는 질문에 이 중국인은 “먹을 것도 없는데, 축포를 하도 많이 쏴서 붙은 별명”이라고 평양 주민들이 말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김정은이 본격 등장하던 2010년에 김정일 위원장 생일(2.16)과 고 김일성 주석 생일(4.15), 그리고 노동절(5.1)을 맞아 평양 대동강변에서 대규모 불꽃놀이 행사를 단행했습니다.

과거 단발적으로 쏘던 축포 형식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색깔을 조합한 다양한 형식의 축포를 발사하면서 북한은 “이 기술을 김정은 청년대장이 창조했다”고 선전했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김정은 우상화 선전에 평양 주민들은 인민생활은 안중에도 없이 외화를 허공에 대고 쏘는 그의 행태를 비꼰다는 것입니다.

이 중국인은 “인민들은 굶어죽는데, 무슨 돈이 많아서 맨날 포를 쏘는지 모르겠다”면서 자기가 아는 사람들은 당시 불꽃 구경에도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정은의 생김새가 할아버지 김일성을 많이 닮은 것과 관련해 평양 주민들 속에서는 ‘몽따쥬’라는 은어도 붙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을 가리켜 “겉만 번지르르하면 뭐하냐”며 “맹물단지, 풋내기”라고 뒤에서 수군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이 중국인은 말했습니다.

그는 “이전엔 북한 주민 80%가 김일성을 자연적으로 숭배했다면, 김정일에 대한 숭배는 50%가 강제적인 방법으로 이뤄졌고, 김정은에 대한 숭배는 80~90%가 신뢰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3대 권력세습에 대해 북한 주민들의 신뢰가 점점 차가워진다는 반응입니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평안북도의 한 주민도 “신의주 사람들 대부분도 한국의 지원이 중단된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함선을 까고, 섬에 포격을 하는데 누가 고와서 지원하겠느냐”면서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사건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사실을 자기 친구들도 외부 소식을 들어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경지역 주민들은 북한을 수시로 왕래하는 중국인들과 대북 방송을 통해 외부 소식을 듣고 입소문으로 전국에 확산하는 창구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 대북 전문가는 “한국의 지원을 많이 받던 평양 주민들이 천안함 사건 이후 대북지원이 중단되면서 타격을 크게 받는 것 같다”면서 “그 책임이 김정은의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