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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떠오른 당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경력은 물론 나이조차 알려지지 않은 채 베일에 가려져있다고 합니다.
그의 생모인 고영희가 귀국자(재일교포)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북한 주민들이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부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북한주민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을 후계자로 떠받치고 있지만 막상 김정은의 초보적인 신상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중국방문에 나선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의 생일이 1월 8일 이라는 것 외에는 그의 나이가 몇 살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신문이나 텔레비전 또는 각종 교양시간을 통해서도 김정은의 나이가 몇 살인지 들어본 적이 없고 다만 청년대장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미뤄볼 때 나이가 어리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라는 얘깁니다.
북한 주민들은 또 김정은의 생모가 고영희라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고영희가 조총련계 재일교포 출신이고 한때 만수대 예술단 무용수였다는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 주민 류 모씨는 “김정은을 호칭할 때에 얼마 전까지 ‘청년대장’이라고 했는데 최근엔 ‘청년’을 빼고 그냥 ‘대장동지’라고 불러야 한다”면서 “이는 어린 나이를 밝히는 것이 경륜이 모자란다는 부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평양 주민 이 모씨도 “김정은 대장 모친이 ‘귀국자’(재일교포)라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면서 “만약 이게 사실이고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진다면 김정은의 우상화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에서 ‘귀국자’는 조총련 출신 재일교포들 중 북한으로 이주한 사람들을 일컫는 공식적인 표현이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대개 ‘째뽀’라고 비하해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신성분과 토대를 중시하는 북한에서 남한출신이나 재일조총련 출신, 심지어는 중국에 친인척이 있는 사람들까지도 당이나 군 간부 같은 요직에 임용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북한 주민들의 공통된 증언입니다.
앞서의 북한주민들은 “일반주민들이라면 모친이 귀국자일 경우, 초급 당 간부도 될 수 없을 판인데 언감생심 국가의 최고 령도자가 된다는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 사실이 나중에라도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진다면 어떤 사단이 벌어질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생모의 출신성분이 서방이나 한국 등 자유세계에서는 문제될게 없지만 북한의 경우는 전혀 다르다”면서 “향후 김정은이 김 위원장에 이어 권력의 정점에 오르더라도 현재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처럼 우상화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후계자 김정은은 1983년 1월 8일생이지만 2009년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나이와 40년 터울을 맞추기 위해 1982년생으로 바꾸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김정일의 뒤를 이을 후계자 굳히기 작업과정에 있는 김정은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일천한 경력과 나이에 덧붙여 생모 고영희가 ‘귀국자’라는 출신성분의 벽을 김정은과 북한지도부가 어떻게 넘길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