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김정은에 충성경쟁’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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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연평도 포격 사건을 전후해 북한군 내부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운동이 벌어지는가 하면, 휴가제 부활을 통한 군심잡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도 김정은의 존재감 부각을 통해 군을 조기에 장악하려는 계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입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서해 연평도 포격 사건을 전후해 북한군 내부에서는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 열풍이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최근 북한군 부대들에 '김정은 청년대장의 영도 따라 조국을 통일하자'는 구호가 등장하고, 말끝마다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의 영도를 받들어…'라는 문구가 오르내리고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내년도 김정은의 생일 1월 8일에 맞춰 '충성의 노래모임', '충성의 결의모임' 등을 잇달아 열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청년동맹일꾼 강습회에 참가했다 내려온 다른 군인들도 "내년 초에 군대와 사회에서 선발된 청년동맹 간부들을 평양에 불러 '청년동맹 일꾼대회'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1994년 김일성 사망 후에 김정일 체제로 넘어가면서, 북한은 김정일에 대한 충성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기존의 '사로청(조선사회주의로동청년동맹)'을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으로 개칭하고, 당시 최룡해를 청년동맹 1비서로 내세웠습니다.

탈북 군인출신 단체인 '북한인민해방전선(북민전)'도 "지난 11월부터 북한군 내부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연구실에 김정은 관련 혁명활동 도록판들이 게재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 운동을 군에서부터 먼저 벌이는 것은 청년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군부터 장악해 김정은의 후계체제를 성공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김정일에서 김정은에로의 권력이양이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이번 연평도 폭격 사건도 군부 내에 김정은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군부 강경파들의 작품이라는 지적입니다.

북한은 군대에 김정은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각종 '배려'를 돌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 경력을 가지고 있는 한 탈북자도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금 군대에서 '김정은 배려'라는 명목으로 '정기휴가제'가 다시 시행되고, '웃으며 군 복무를 하라, 화선음악을 장려하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중대 단위로 화선악단까지 꾸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 꽹과리, 피리 등 민속악기들을 얻으러 다니는 군인들이 있는가 하면, 노래, 장끼자랑 등을 뽐내는 군인들도 등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북한군 내부에서 김정은에 대한 각종 충성경쟁이 벌어지면서 앞으로 추가적인 대남도발도 배제할 수 없다고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