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방식이 사망한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지도와는 상당부분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북한 주민들의 개혁-개방에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최근 들어 활발해지고 있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방식이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과는 달리 상당히 파격적이어서 북한 주민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함경남도 주민 곽 모 씨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대담에서 “김정은 장군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 이유를 “김정은 장군의 현지지도 방식이 과거 김정일 위원장과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이야기가 주민들 사이에 퍼지면서 호의적인 반응과 더불어 향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지도는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각본대로 행해져 완벽하게 준비된 것들만 둘러보는 형태였는데 반해 김정은 제1비서는 정해진 코스를 이탈해 파격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곽씨는 “예를 들자면 황해도의 한 부대를 시찰하는 과정에서 부대장이 인도해주는 코스를 마다하고 엉뚱한 막사에 들어갔는데 하필 그곳이 허약자들(영양실조 환자)만 모아놓은 곳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허약자들의 실태를 본 김정은이 대노해서 부대장을 징계하고 허약자들을 전원 평양의 병원으로 후송토록 조치했다는 것입니다.
또 한 번은 함흥시를 시찰하러 가는 도중에 차를 세우도록 지시하고 인근의 민가를 불시에 방문했는데 마침 식구들의 저녁 식사로 차려놓은 강냉이 몇 알이 들어간 시래기 죽사발이 여과 없이 그대로 김정은의 눈에 띠었다는 것입니다.
곽 씨는 “그 후 그 지역 책임자에게 어떤 조치가 내려졌는지에 대한 소식은 알려진 게 없지만 항상 거짓 보고만 올리던 간부들이 크게 징계를 받았을 것은 분명하고 주민들은 새 장군님이 뭔가 다른 것 같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이 최고 사령관에 오른 초창기에는 나이도 어리고 호강하며 자란 사람이 백성들 어려운 사정을 어찌 알겠느냐는 비아냥거림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유학을 갔다 온 젊은 사람이라 뭔가 달라도 다른 것 같다는 분위기가 대세라고 곽 씨는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관료들의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최근 평양에 다녀온 조선족 사업가 박 모 씨는 "보름정도 평양에 머무는 동안 만나본 북한관료들이 하나같이 우리도 곧 개방정책을 시작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면서
"개방이라는 표현은 과거 김정일 위원장시절에는 감히 입에 담지도 못하던 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가끔 평양을 방문한다는 일본의 한 언론사 베이징 주재기자는 자유아시아 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직은 북한이 개방정책을 실시한다는 구체적인 변화를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과거에 개혁개방이라는 말 자체가 범죄시되던 분위기가 최근 달라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