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쪽 사람들 속에서는 금연 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금연패치요, 금연 껌이요 하는 여러 가지 금연보조제를 사용하면서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결국 성공하는 사람보다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물론 북한도 2000년경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담배는 심장을 겨눈 총과 같다"며 담배를 끊으면서 금연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는데요, 그러다가 작년 8월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스러졌다가 회복되면서 다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는 여러 징후가 포착되면서 금연운동이 흐지부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간부들과 부유층들 속에는 외국 담배를 고정시켜놓고 피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떤 중앙의 한 간부는 일본 담배인 '세븐'을 피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간부는 영국 담배인 '던힐'을 피우는 등 어떤 담배를 피우는가에 따라 부와 지위의 기준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북한에서 영국 담배를 모방해 만든 '검은 고양이'는 중간층 간부들이 피우는 대표적인 담배에 속합니다. '해당화'처럼 필터가 없는 담배는 일반 노동자들이 피우는 담배인데 북한에서는 이처럼 계층에 따라 담배도 다르게 소비되고 있습니다.
특히 간부들은 외국담배를 선호하는데, 그중 인기 있는 담배는 일본 산 '세븐스타'입니다. 흰 담뱃갑에 아라비아 숫자 7이 새겨지고 주위에 수백 개의 별이 있는 '세븐 스타'는 북한에서도 비싸 일부 중앙의 간부들과 무역일꾼들, 재일본 귀국자들만 피울 수 있습니다.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일본 담배는 사치용에 불과하다고 3년 전에 북한을 떠나온 한 탈북자는 말합니다.
기자: 북한에 있을 때 세븐 담배를 피워보았습니까?
탈북자: 마일드 세븐은 굉장히 빨리 타들어가는 느낌이었고, 일반 서민들이 피우기는 좀 아까운 가격이 좀 비싼데 그렇게 기억되고 있어요.
기자: 담배 맛은 어떠했습니까?
탈북자: 세븐 스타는 좀 독했다는 기억이 있고요, 마일드 세븐은 좀 부드러운 느낌이 있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세븐 스타를 많이 팝니까?
탈북자: 제가 대학시절에 그때는 외화상점에서 바꾼 돈으로 사 피웠거든요, 마일드 세븐은 가끔씩 피웠는데, 세븐스타는 제가 북한에 있을 때 사 피운 기억이 아마 한 5갑 정도 있습니다. 아무튼 세븐 스타는 좀 희귀했어요.
세븐 스타 담배는 타르 함량이 14mg, 니코틴은 1.2mg으로 아주 독한 담배입니다. 남한에서는 이 한때 담배가 인기가 있었지만, 너무 독해 요즘에는 찾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북한 상류층에서는 일본담배가 부족해 애를 먹고 있습니다. 북한이 일본인들을 납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본 정부는 2005년부터 ‘만경봉호’ 등 북한 선박들의 입항을 거부하면서 대북제재를 하기 때문입니다.
일본 담배가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자, 북한 무역상들은 중국을 통해 일본 담배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도 일본 담배의 수입을 제한하기 때문에 북한 무역상들은 한국의 무역상들에게 부탁해 들여가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 사이를 오가며 무역사업을 하고 있는 영신무역 김태성 사장은 말합니다.
기자: 세븐 스타와 마일드 세븐은 맛이 틀리지요.
사장1: 아이, 가격차이도 엄청 나지요.
사장2: 세븐 스타도 종류가 몇 가지 있는데, 그거와 똑 같은 것이 있는데, 국내용(일본산)은 비싸요. 국내용이 진짜 오리지널입니다.
기자: 북한 사람들이 세븐 담배를 가져갈 때 가격은 얼마나 줍니까?
사장2: 단동에 나왔을 때 가져가는 가격이 인민폐 340원이예요.
기자: 일본에서 원가는 얼마나 됩니까?
사장2: 3천 엔이요.
‘세븐 스타’가 비싼 것은 일본 내수용이기 때문에 수출 될 경우, 세금이 담배 값만큼 많이 붙기 때문입니다. 또 중국이 일본 담배 수입을 통제하기 때문에 북한에 들여가는 담배도 밀수로 넘어가 가격이 높습니다.
2007년 한국의 한 무역상은 북한 무역상들이 세븐 스타 1갑에 5~6달러에 사겠다는 부탁을 받고 3천 갑을 중국에 반입하다가 중국 세관에서 몽땅 몰수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들어간 일본담배는 간부들에게 뇌물용으로 상납되거나, 장마당에서 팔리게 됩니다. 얼마 전 북한 남포에서 중국에 들어온 한 무역상도 일본 담배가 장마당에서 팔린다고 말합니다.
“세븐 스타는 조선에도 있어요. 그런데 그런 담배는 무역쟁이, 돈 있는 사람들이 많이 요구하지 일반 사람들은 안 피워요”
현재 평양에서 ‘세븐 스타’ 1갑은 중국 돈 40원(미화 5.8달러, 북한 돈 2만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 돈으로 1kg에 2천 원씩 하는 쌀을 10kg을 살 수 있고, 일반 노동자의 월급이 3천~4천원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가격입니다.
이렇게 세븐 담배가 비싼데도 불구하고 북한 무역상들이 계속 요구하는 것을 보면 북한 내부에 그만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국 무역상들은 말합니다.
북한 상류층의 입맛을 사로잡은 일본 담배, 경제난으로 외화가 부족한 북한에서 앞으로 일본담배의 수요가 언제까지 늘어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