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지진, 외국인 관광객 급격히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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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호쿠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 즉 해일의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어 일본의 관광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도 집단으로 귀국하여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일본 관광청은 대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도호쿠 지방과 수도권 일대의 호텔, 여관에서 약 39만 명의 예약이 취소됐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전역을 뒤덮고 있는 자숙 분위기 때문입니다.

미야기 현의 마쓰시마(松島)는 연간 360만 명이 방문하는 도호쿠 지방의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그러나 대지진으로 호텔과 여관의 벽에 금이 가 현재 마쓰시마에 있는 숙박업소의 절반가량이 영업을 중지한 상태입니다. 이곳의 한 여관 주인은 “강한 여진이 계속 일어나고 있어 당분간 관광객들이 마쓰시마를 찾지 않을 것”이라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하루 3천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도쿄의 아사쿠사(淺草)에서도 외국인의 발길이 날이 갈수록 뜸해지고 있습니다. 아사쿠사에서 20년 이상 일본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는 50대 여성은 “요즘은 외국인 관광객이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라고 말하면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사고만 없었더라도 외국인 관광객이 이처럼 줄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아사쿠사의 한 호텔 관계자도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외국인 투숙객이 7할 이상 줄었다”고 말하면서 “중국인 종업원들이 귀국하는 바람에 일손도 부족해 이중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집단으로 귀국한 외국 유학생들도 아직 일본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지바 현의 조사이 국제 대학에 따르면 전체 유학생 917명 가운데 약 8할이 현재 본국에 일시 귀국해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조사이 대학은 4월 15일에 시작하는 신학기를 5월 10일로 연기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직접 입은 센다이 시의 도호쿠 대학은 외국인 유학생 1천500 명 가운데 대부분이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모리오카 시에 있는 이와테 대학의 경우도 유학생 200 명 중 약 8할이 본국으로 귀국한 상태입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2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현재의 14만 명에서 30만 명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그러나 지진과 쓰나미, 원전 사고로 ‘외국인 유학생 대량 유치 계획’이 큰 차질을 빚게 될 전망입니다.

한편 일본 기상청은 최근 태평양 쪽 해안에서 강한 여진이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12일에는 후쿠시마 현 앞바다에서 규모 6의 지진이, 13일에는 이바라기 현 앞바다에서 규모 5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한편 도쿄전력의 시미즈 사장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평가등급이 12일 레벨 7로 격상된 데 대해 “일본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 대해 사죄한다”고 밝혔습니다. 시미즈 사장은 또 “방사성 물질이 누출된 원자로 4기를 폐로 처분할 계획이다”고 말하면서 “제1 원전에서 30킬로미터 권 밖으로 대피한 주민들에게는 배상금의 일부를 조기에 지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일본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사망, 실종자는 13일 현재 2만8천483 명을 헤아리고 있습니다. 재일동포 희생자는 사망 11 명, 실종 329 명으로 큰 변동이 없는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