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사고를 수습하는 데 6개월에서 9개월이 걸릴 전망이라고 도쿄전력이 17일 발표했습니다. 일본은 방문한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에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 냉각 장치를 본격적으로 가동시켜 방사성 물질의 방출을 억제하는 데 6개월에서 9개월이 걸릴 전망이라고 도쿄 전력이 17일 발표했습니다.
도쿄 전력은 이날 발표한 작업 일정표에서 원자로 2호기의 손상 부분을 밀폐시키고 순환 냉각 체계를 복구해 방사선량을 착실히 줄여 가는 1단계 작업을 완료하는 데 3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내다봤습니다.
도쿄 전력은 이어 ‘냉온 정지’ 상태 즉 원자로의 물 온도를 섭씨 100도 이하로 낮춰 원자로의 상태를 안정시키는 제 2단계 조치를 완료하는 데 3개월에서 6개월이 걸릴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도쿄전략이 구체적인 작업 일정표를 서둘러 발표한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장기 간 대피해 있는 지역 주민들의 불안을 덜어주고, 일본정부의 사고 대응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국제 사회를 염두에 둔 하나의 방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전문가들은 그러나 도쿄 전력이 발표한 작업 일정표는 어디까지나 주먹구구식 계획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아직 사고 원자로 주변의 방사선량의 수치가 높아 실제 작업이 훨씬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17일 일본을 방문한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간 나오토 총리, 마쓰모토 다케아키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일본의 부흥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대응에 모든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힐러리 국무장관은 이어 “주일 미국 외교관 가족에게 발령한 자주 피난 권고와 일본 여행 자숙 권고를 15일 모두 해제했다”고 밝히면서 “후쿠시마 원전에서 80킬로미터 권내의 지역을 제외하면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는 한편 미국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대응 방식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 증거로 미국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상공에 고성능 무인 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파견해 원전 내부의 피해 상황과 방사선량을 매일 측정하고 있으며, 수집된 정보는 일본 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관계국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또 4월초 미국 해병대의 ‘방사능대처 전문부대(CBIRF)’ 요원 150명을 일본에 급파한 데 이어,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뢰 제거 등에 사용하는 원격 조정 로봇 2대를 일본 측에 제공했습니다.
미국정부는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활약 중인 무인 헬리콥터 K-MAX의 사용을 일본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무인 헬리콥터의 최대 적재량은 1.4톤으로, 수조 안에 보관하고 있는 폐연료봉을 이동시키는 작업에 적합한 기종입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이나 경과한 지난 12일 사고 평가 척도를 ‘레벨 5’에서 최악의 등급인 ‘레벨 7’로 격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원전 사고 내용을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공해 줄 것을 일본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진과 쓰나미, 즉 해일로 인한 일본인 희생자는 18일 현재 2만 8천여 명으로 집계됐으며, 대피소에 피난해 있는 주민은 13만6천명을 헤아리고 있습니다.
조총련 미야기 현 대책본부는 지난 14일 센다이 시 야기노 구의 대피소에 피난해 있는 일본인 140명에게 따뜻한 식사를 만들어 제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