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태권도 사범 수백명 해외서 외화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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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양에서 열리는 세계 태권도선수권 대회를 준비 중인 가운데 유럽과 아프리카 등에서 태권도를 전수하는 북한인 사범이 수백 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국위 선양과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됐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고급 외제 승용차도 몬다고 합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권도 사운드~~!!>

강인함과 실전을 강조하는 북한 태권도. 스포츠보다 무도의 면모를 많이 간직하고 있는 북한 태권도가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옛 공산권 국가 등에서 널리 전수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태권도 사정에 밝은 미국의 관계자는 북한의 태권도 사범들이 체코와 폴란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 옛 공산권 국가는 물론 유럽과 아프리카, 몽골, 중국 등에 파견돼 현지 주민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고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북한 당국이 파견한 사범들도 국위 선양과 외화 벌이, 이 두 마리를 토끼를 잡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의 북한 태권도 사범과 자주 접촉하는 이 관계자는 이렇게 해외에 나가 있는 태권도 사범이 200~300명에 달하며 이웃한 중국에도 수십 명이 나가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으로부터 받는 지원은 없지만 태권도의 특성을 아는 현지인들로부터 인기가 높고 사범 스스로 다양한 사업 수완을 발휘해 학생들을 많이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외국에 나가 있는 태권도 사범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를 많이 누린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아프리카의 한 국가를 방문했을 때는 북한 사범이 독일제 BMW와 같은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고 나와 깜짝 놀랐다고 이 관계자는 소개했습니다. 또 이들은 지금 중동의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를 비롯한 해외의 소식도 많이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전 세계에 북한 태권도를 널리 알리고 있지만 북한은 한국에 뿌리는 둔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아닌 '국제태권도연맹(ITF)'에 따로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가 '세계태권도연맹'의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북한의 '국제태권도연맹'은 국제적 인지도가 떨어지고 경기 방식도 국제 기준과 다소 다르다는 평가입니다. 한 예로 지난해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북한은 태권도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9월 북한의 '국제태권도연맹'이 주관하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평양의 청춘 거리에 ‘태권도 성지’를 건설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지난 23일 보도했습니다. 이 구역에는 태권도 역사박물관과 훈련센터, 외국인 숙소를 비롯해 '국제태권도연맹'의 과학 연구소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또 북한의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19일 북한이 17차 '세계태권도선수권 대회'를 위해 태권도 전당을 보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2007년에는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이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5개 도시를 순회하며 미․북 간 태권도 교류를 가진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