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들 인력 문제로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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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개성공업지구의 생산액이 해마다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북한의 노동력이 증강되어야 하는데 악화된 남북관계 등으로 인력 수급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개성공업지구 인력 문제를 노재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한 한 의류업체. 뒤늦게 개성공업지구에 뛰어든 이 업체는 노동자들이 부족해 지금까지도 정상적인 조업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후 북측에 계속 인력 충원을 요청해 1~2명씩 간헐적으로 왔지만, 그나마 받은 인력도 젊은이가 아닌 40대 중후반이었습니다.

인력 수급 실패로 이 의류업체는 적자 폭이 커져 도산 위기에 몰리고 있습니다. 값싼 노동력을 보고 개성공업지구에 들어갔는데 노동력이 충원되지 않아 실패한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북한 개성공업지구의 노동력은 한국 시화공단 임금의 13분의 1에 불과하고, 노동력이 저렴한 중국 청도공단과 비교해도 3분의 1수준입니다.

실제로 인력을 제대로 공급받은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들은 대부분 흑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규철 남북경협시민연대 대표 : 개성공단 선발 업체들은 대부분 양질의 인력공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후발 업체들의 경우 다르죠. 신규 인력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가 그나마 받은 인력도 질적으로 떨어졌습니다.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는 북측 노동자들은 5만 3천여 명. 개성공업지구가 정상적인 생산 활동이 이뤄지려면 2만여 명의 노동자가 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때문에 개성공업지구를 확대하려고 해도 인력이 부족해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습니다.

원래 개성공업지구는 1단계 사업에서 400여 기업이 입주하게 돼 있습니다. 현재 30%에 머물고 있는 1단계 개성공업지구가 완료되면 약 10만 명 정도의 인력이 더 필요합니다.

개성 인근 지역에서 조달할 수 있는 인력도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그렇다면 유일한 방법은 개성공업지구에 숙소를 건립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숙소 건립 문제는 남북 당국 간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 : 지금 개성공단이 1만 5천 명에서 2만 명 정도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인데요. 이런 인력은 도로 확충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숙소 문제도 좀 거론이 돼야 합니다.

인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이대로 간다면 개성공업지구의 장점은 사실상 없어질 것입니다.

또 다른 입주기업 대표는 “남북 당국이 서로 자신들의 입장만 주장하는 것 같다”며 개성공업지구 발전을 위한 남북 당국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지난 23일 개성공업지구 사업 발전 관련 토론회에서 “올해 남북대화가 재개될 경우 개성공업지구 발전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축해야 한다”며 “개성공업지구는 새로운 도약이냐, 아니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위협 등으로 분위기는 더욱 악화된 상황입니다.

게다가 최근 북한은 중국과의 합작에 힘을 쏟고 있어 개성공업지구 인력부족 문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