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개성공단 탁아소가 건립된 지 8개월 만에 지난 1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노동자들의 기술훈련을 위해 만든 교육센터는 완공된 지 3년이 다 됐지만, 그대로 방치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2007년 11월 개성공단에 3천300평 규모의 기술교육센터를 완공했습니다.
개성공단 기술교육센터는 한국의 노동부 산하 산업인력공단이 약 2백억 원의 남북협력기금지원으로 건립한 것입니다. 한국 돈 2백억 원은 미화로 환산하면 2천만 달러의 금액입니다.
당시 한국 정부가 이처럼 많은 돈을 들여 교육기술센터를 건립한 이유는 개성공단 진출 중소기업의 교육훈련 비용 경감과 입주 업체별 직종에 맞는 기술지도로 양질의 기능 인력을 공급하려는 데 있었습니다. 기술교육센터가 제대로 운영될 경우 연간 4천명의 북측 근로자를 직업훈련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운영되지 못한 이유는 북측의 무리한 요구 때문입니다. 애초 남북이 합의한 것은 기술교육센터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건립을 앞두고 기술교육센터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했고, 기술교육을 위한 교사도 북측이 맡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사 월급은 남측이 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북측이 요구한 교사 월급은 일인당 천 달러. 그 당시 한국 정부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라며 거절했습니다.
남북경협시민연대 김규철 대표의 얘깁니다.
김규철:
그 당시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월급이 보험료 빼고 50달러정도 밖에 안됐습니다. 당연히 남측 정부는 북측의 천달러 요구에 대해 터무니 없다고 했죠. 그래도 나중에 남측이 300~400달러까지 양보했지만, 결국 합의가 무산되고 이렇게 오고 말았습니다.
이 때문에 2008년 상반기 중 개원하려던 기술교육센터는 남북 당국 간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한 번도 운영되지 못하고,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사업지원단 관계자의 말입니다.
관계자:
빨리 개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늦춰야 할 이유가 없죠. 그런데 북측하고 협의과정에서 그런 쟁점들이 있다 보니까 조금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현재로선 기술교육센터가 언제 개원할 지 기약이 없습니다. 기술교육센터를 통해 북측 근로자들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했던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허탈감만 안은 채 3년 동안 무작정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젠 기술교육센터가 개원한다고 해도 제대로 가동될 지도 의문입니다.
개성공단에서 의류를 생산하고 있는 한 입주업체 대표의 말입니다.
대표:
지금 사실 신규 북측 인력이 없어 설령 남북이 행정적으로 합의해서 개원한다고 해도 현재로선 활용도가 거의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측 근로자들에 대한 기술교육은 고소란히 입주 기업들의 몫입니다. 결국 기술교육센터 건립을 위한 아까운 2천만 달러만 허공에 날리게 될 형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