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성공단 기업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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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남북한이 어제 개성공단 근로자의 최저 노임을 5% 인상하기로 최종 합의한 가운데 북한이 갑자기 개성공단에 있는 모든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북한의 입주기업 실태조사는 이례적인 일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 관리를 총괄하는 북한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개성공단 내 입주기업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통지한 것은 15일입니다.

지난 1일 북한이 남북한 육로통행을 제한했던 '12.1 조치'를 해제한 이후 정확히 보름만입니다.

북한이 밝힌 이번 실태조사의 이유는 기업들의 회계사항과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기 위해서입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의 말입니다.

이종주: 기업별 생산 현황과 실태를 점검하고,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세무나 회계 관련사항의 민원 그리고 기업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북한의 이번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놓고 전문가들은 여러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단 북한이 최근 개성공단과 관련한 유화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만큼 개성공단을 활성화하기 위한 현장 조사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홍익표 박사입니다.

홍익표: 최근에 북한의 대남전략 기조를 볼 때, 대화국면이라는 것까지 고려하면, 긍정적인 신호로 보입니다. 기업 활동의 여러 가지 애로사항들, 즉 북측으로부터 야기된 문제라든가, 북측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실태조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반면, 북한이 앞으로 있을 개성공단 재계약과 관련한 남북 간 협상에 대비해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경제안보팀장입니다.

동용승: 북한이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자신들이 취할 입장을 활용하기 위해서 자료를 축적하는 면도 있을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 2006년에도 개성공단 입주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방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도 입주기업들의 생산현황과 애로사항을 듣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개성공업지구법 관련 규정을 보면 북측이 요구할 경우 공단 내 기업들은 생산현황이나 회계 관련 자료를 제출토록 돼 있습니다.

개성공단이 북한 지역에 있고, 개성공단을 관리하는 모든 법이 북한 법령이기 때문에 기업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조사를 거부할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