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남북이 다음 달 1일 개성공단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실무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차기 회담의 의제 선택을 놓고 남북은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해외공단 공동시찰 평가회의 사흘째인 21일 오전.
남북은 줄다리기 협상을 벌인 끝에 실무회담을 2월 1일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후속회담에서 논의할 의제를 결정하지 못한 채 남북은 헤어졌습니다.
이번 평가회의에 남측 수석대표로 참석했던 김영탁 통일부 상근회담 대표의 말입니다.
김영탁: 북측은 우리 대표단이 서울로 출발하기 직전에 인사차 만난 자리에서 우리 측이 제의한 2월 1일 개성공단 실무회담 개최에 동의 한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습니다.
남북은 당초 평가회의를 19, 20일 이틀로 예정했지만, 후속회담의 의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일정을 연장하며 하루 더 얘기를 나눴습니다.
남측은 통행, 통관, 통신 등 3통 문제를 북측은 노동자 노임 인상의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측은 노임 인상의 근거로 국제적 물가상승과 최저생계비를 거론했지만, 남측은 낮은 생산성을 지적하면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영탁 대표입니다.
김영탁: 우리는 임금의 결정 기준을 생산성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생산성에 기초해 볼 때 북쪽에서의 생산성이 아직은 많은 경쟁 공단보다는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후속회담에서 북측이 노임 인상 문제를 뒤로 하고 노동자 숙소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올 경우, 남측도 3통 문제 보다는 숙소 문제에 집중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개성공단의 노동자 숙소 문제는 남측이 이번 평가회의에서 3통문제와 함께 의제로 삼겠다고 했고, 북측도 노동자들의 출퇴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해결돼야 할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반면,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후속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남측이 다음번 접촉 때 노임문제를 협의하겠다고 하는 조건에서 접촉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남측이 시급히 풀어야 할 노임 인상 등을 회피해 인위적인 장애를 조성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처럼 남북한이 개성공단 현안을 둘러싸고 입장 차이가 커 앞으로 진행될 남북 실무회담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그렇지만 남북 모두가 개성공단을 유지하고, 발전시키자는 데는 이견이 없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