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리들 개성공단사업 비관적 견해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남북 경협을 맡고 있는 평양 내 북한 관리자들은 최근 개성공단사업에 대해 대체로 비관적인 견해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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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평가는 평양 주변에서 일하는 북한 주민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개성공단에 대해서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과거 LG 상사에서 대북관련 사업에 경험이 많았던 이종근 드림이스트 대표가 26일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가 주최한 초청강연회에서 한 얘기입니다.

이 대표는 <남북경협 현황 분석 및 추진방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회에서 “개성공단사업은 지난해 하반기에 찾아온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와 북측의 인력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신규 입주업체들의 어려움이 컸다”면서 “이 때문에 아직 공장 건축을 시작하지 않은 업체들은 투자 여부를 놓고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한 “일반 교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무연탄의 경우 지난해 환율 상승으로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현재로선 북측이 가격을 대폭 낮추지 않는 한, 무연탄의 반입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교역 품목으로는 들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종근 대표의 말입니다.

이종근: 지금 북한에서 인기 품목 중에 하나가 들깨가 있습니다. 우리 통일부에서 천톤 정도 쿼터(할당)를 줬는데요. 북한에서 들깨가 들어오면 돈이 된다고 해 많은 업체들이 서로 가져오겠다고 했습니다. 원래 관세가 40%이지만, 우리 정부의 조치로 관세 없이 들어올 수가 있습니다.

이 대표는 “과거 90년대 북한의 들깨 생산이 1년에 10톤에 불과했지만, 한때 북한산 들깨를 사오면 한국에서 돈을 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최근에는 북한이 8천톤까지 생산해 큰 시장이 형성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통일부가 한국 내 농수산물 보호를 위해 반입량을 천톤으로 규제하면서 들깨 업체들은 북한에 남아 있는 들깨 7천톤을 40%의 관세를 물고 중국 단동을 통해 다시 한국으로 반입시키고 있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은 들깨를 판 돈으로 중국에서 옥수수나 쌀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