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천안함’ 영향 두달째 생산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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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경협이 경색된 가운데 개성공단 생산액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가 이어지면서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데다가 천안함 사태에 불안을 느낀 구매자들이 주문량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술자들이) 왔다 갔다 출퇴근 하니까 시간과 경비가 얼마나 드는지 말도 못해요. 매일 왔다 갔다 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매우 힘듭니다.”

대부분 주문 업체에 제품을 납품하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요즘 공장을 가동하는 것만으로도 경제적 부담이 큽니다. 개성공단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개성공단에서 섬유봉제업을 하는 한 업체는 천안함 사태가 발생하기 전 창고에 원자재가 없을 정도로 공장 가동률이 높았습니다.

매주 밀려드는 주문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사실 그 동안 개성공단의 통행, 통신, 통관 등 소위 ‘3통 문제’에 대한 북한의 완고한 태도로 많은 입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천안함 사태가 발생하고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가 이어지면서 문제가 더욱 커졌습니다.

천안함 사태 이후 개성공단 체류 인력을 반으로 줄이라는 한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파견 인원의 절반만 상주하고 나머지는 출퇴근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업체 관계자:

거기 상주해야 아침 7시부터 일을 하는데, 이 사람들이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 8시 반에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9시나 9시30분경에 들어가니 일이 됩니까. 이 사람들이 올 때까지 현지 모든 생산 라인이 멈춥니다.

생산품을 매일 반출해야 하는 이 업체로선 자연히 물류 비용이 늘어났고, 현지 근로 시간이 짧아진 건 물론, 출퇴근하는 직원을 위해 숙소를 파주 근처에 따로 마련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도 납기일을 제때 맞추지 못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급기야는 거래가 취소되고, 중국에 있는 다른 의류업체에 주문을 빼앗기게 됩니다.

이 업체의 3월 가동률은 70%였는데, 4월 이후 50%선으로 떨어졌습니다. 거래가 줄고 주문이 격감하다 보니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지금은 장비를 중국에 있는 공장으로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 업체 관계자는 밝혔습니다.

이 같은 일은 다른 업체에서도 비슷하게 발생했습니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개성공단의 전체 생산액이 최근 두 달 연속 감소했습니다.

개성공단 생산액은 올해 3월 증가했다가 천안함 사태가 발생하면서 4월부터 급격히 감소한 것입니다.

개성공단에서 가방을 생산하는 한 기업인은 “천안함 사태로 신규 투자가 중단돼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1년 전부터 자금 등 모든 것을 준비했는데,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고 하소연 했습니다.

개성공단 설비는 담보로 활용도 안 돼 이 기업인은 개인 재산을 처분하고 사채를 끌어 쓰며 근근이 버티고 있습니다.

쉬쉬하고 있지만 연초부터 은행이자를 계속 연체하고 있어 조만간 부도사태를 맞게 될 것이란 소문도 파다합니다.

개성공단 관계자들은 개성공단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선 무엇보다 ‘3통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이임동 국장입니다.

이임동:

기술자들이 못 올라감으로써 생산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바이어들은 불안감을 갖게 되고 자연히 주문량은 줄어들고 있고요. 이런 게 계속 확산되는 상황입니다.

결국 남북경제협력의 핵심은 자유로운 왕래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개성공단의 생산성은 경쟁 지역인 중국과 윁남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근로자 1인당 1개월 생산성을 단순 비교했을 때, 한국이 100이라고 기준하면 중국은 96, 윁남은 85, 개성공단은 33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