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하면 외국인 대북투자 급감

북한이 궁극적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하더라도 이런 상황이 한국 경제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반면, 개성공단 폐쇄는 북한에 대한 투자가 위험하다는 걸 입증하는 셈이어서 북한이 장기적으로 입게 될 피해는 클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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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근 육로를 이용한 남측 인원의 군사분계선 통행을 다음달 1일부터 제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27일엔 통행 시간대도 축소하겠다고 남한에 통보했습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현재 하루 12차례 방북하고 7차례 복귀할 수 있었지만, 이날 북측의 통보에 따라 다음달부터는 방북과 복귀를 하루 3차례만 할 수 있게 됩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의 생산품과 원자재 운송에 상당한 불편이 초래될 수밖에 없어졌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지금은 개성공단을 이용한 대남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이 대북 정책을 선회하지 않을 경우, 북한은 결국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초강수를 둘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박사는 북한의 주요 달러 수입원이던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데 이어 개성공단마저 문을 닫으면 북한도 경제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은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통해 매년 평균 1억 달러 가량을 벌어들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할지 여부는 달러 수입원이라는 경제적 측면보다는 정권 유지라는 정치적 측면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서울 외신기자클럽 기자회견에 참석한 동용승 박삽니다.

동용승: 북한 경제 전체로 봤을 때 1억 달러는 굉장히 큰 돈일 수도 있지만, 또 정치적인 면에서 보면 그렇게 큰 돈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개성공단을) 닫는 쪽으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지 않냐고 봐지는데…

북한이 개성공단을 궁극적으로 폐쇄할 경우 단기적으로 입을 손해는 1억 달러 가량이지만, 장기적 측면에서는 더 큰 손해을 볼 것으로 동용승 박사는 내다봤습니다.

동용승: 앞으로 북쪽의 투자환경… 외자를 받아들인다든가, 특히 한국 기업이 진출하는 데는 상당 부분 후퇴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북쪽에 투자하려고 하는 기업들이 상당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것이 북한 경제에는 실질적인 데미지(손해)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하더라도 이같은 상황이 “한국 경제 전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동용승 박사는 전망했습니다.

현재 88개 한국 기업이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지만 모두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단순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기 때문에 개성공단 폐쇄가 직접적으로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개성공단 폐쇄로 한반도 안보 환경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동용승 박사는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