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생산제품 북한에도 판매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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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남북관계가 악화일로에 빠지면서 개성공단이 큰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북한이 지난 9월 초 12.1조치를 해제하면서 개성공단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남북물류를 연구하는 한국의 시민단체가 개성공단기업협회 실무책임자인 이임동 사무국장을 초청해 개성공단을 둘러싼 문제점과 앞으로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이임동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국장: 개성공단에 들어오면 “대박난다. 갑자기 돈을 확 벌 것이다”는 그런 환상을 갖고 들어온 기업들이 대부분 실패할 확률이 많고요. 지금 애로를 겪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의 명동에 있는 퍼시픽 호텔.

사단법인 남북물류포럼은 <동북아 물류와 개성공단>이라는 주제로 개성공단기업협회 실무책임을 맡고 있는 이임동 사무국장을 초청해 조찬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조찬간담회에는 남북경협 관련 전문가들과 학자들이 몰려 개성공단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입주기업을 대표하는 개성공단기업협회 실무책임자로부터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임동 사무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개성공단의 최근 현황과 문제점 등을 비교적 상세히 얘기했습니다.

먼저 개성공단의 진척 상황을 소개했습니다.

이임동: 개성공단 1단계 100만 평 토지개발은 2007년 말에 토지주택공사에 의해 완료됐으며, 필요한 용수시설, 전략공급 시설, 통신망, 그리고 소각시설까지 완료됐습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개성공단이 절반인 50만평 밖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제기하면서 개발이 늦어진 이유가 북한의 인력문제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국장은 그러나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에 남북한이 합의한 숙소만 지어준다면 인력 문제는 곧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임동: 비공식적 집계지만 개성 시내에도 유입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현재 약 2만 6천 명 정도의 인력이 부족한데 합숙소만 착공된다면 인력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고, 개성공단도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은 우수한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어 향후 전망은 매우 밝다고 이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이임동: 평양-개성이 160km 육로로 2~3시간 거리이고요. 개성-서울간도 60km 거리로 1시간 30분의 운송시간이 걸립니다. 그리고 2천만 명의 수도권 시장의 소비자들이 가깝게 있습니다. 그래서 개성공단-서울-인천의 삼각지대로 연결할 수 있는 우수한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국장은 또 개성공단의 생산제품 중 약 17% 정도가 중국이나 유럽, 중동, 러시아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북한에서 육로수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항공이나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해상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임동: 현재 동북3성에 해상으로 컨테이너를 운송할 경우 1,900달러가 들고요. 10일 이상 걸린다고 합니다. 반면에 북한의 육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1000달러가 들고, 2일 정도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결국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개성공단과 서울, 평양, 신의주 단동 등을 잇는 남북경협의 호상 효과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 국장은 이어 개성공단의 물류 체계가 발전하려면 북한 역시 개성공단에 투자해야 하며, 가능하면 중국과 같은 외국계 자본도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임동: 관련 국가들이 왜 북한에서 육로가 뚫려야 하는지 서로 느껴야만 발전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 국장은 이와 함께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을 받지 못해 미국 지역 판로가 어려운 점도 개성공단 발전의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을 평양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었으면 좋겠다면서 북한에 진출하면 중국산 제품과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임동: 평양박람회 참여를 추진했으나 아직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인식되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북한 근로자들의 생산 의욕을 높이기 위해 개성공단에서 노임 직불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자 이 국장은 북한의 체제를 너무 모르고 하는 말이라면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답했습니다.

이임동: 현재 북한의 시장이 무너져 있는 상태에서 직불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북한의 현실에 맞게 해 주면서 점차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성공단은 총 2천 만평 규모의 공업단지와 배후도시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2017년에 3단계 개발까지 완료되면 2천여 개의 기업이 입주하고, 고용 인원만 35만여 명에 달할 전망입니다.

현재 114개 업체가 가동 중인 개성공단은 섬유업종이 69%로 가장 많고, 뒤를 이어 기계금속, 전기전자 순입니다.

지난해 수출액은 약 3,600만 달러 정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