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개성 기업 체불∙ 휴가 조치 등 심각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개성공단에 억류 중인 유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성공단 남측 직원의 철수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개성공단 해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입주 기업들이 경영 악화로 철수를 고려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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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몽준: 개성공단의 폐쇄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일단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개성공단 내에서 우리 국민을 철수시키는 것이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개성공단에 있는 현대아산 직원의 억류와 관련해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20일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했던 발언 중 일부 대목입니다.

김규철: 임금이 6개월 이상 체불된 기업들이 있고요. 그리고 양질의 바이어와 거래처가 다 떨어져 나가서 일거리가 없어서 북측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70%만 지급하고 휴가 조치까지 취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그 대상자가 약 5천명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으로 한국 사회에서 ‘개성공단 철수론’이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개성공단 철수론’에는 야당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도 가세했습니다.

이회창: 최소한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공단 철수의 준비를 해둬야 한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철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김호년: 물론 사람들이나 언론도 여러 가지 의견을 얘기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부는

현재

철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최근 개성공단의 주문 물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경영 여건이 악화한 일부 입주 기업들 사이에서 철수를 고려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입니다.

김규철: 임금이 6개월 이상 체불된 기업들이 있고요. 그리고 양질의 바이어와 거래처가 다 떨어져 나가서 일거리가 없어서 북측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70%만 지급하고 휴가 조치까지 취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그 대상자가 약 5천명에 가까울 정도로 실제 있어선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자 많은 입주 기업들은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19일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개성공단과 관련해 주최한 토론회에서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기업인들 가운데 뇌졸중으로 쓰러진 사람도 있고 심지어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다”면서 “상황은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정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지난 15일 북측에 개성 회담을 제의했지만, 북측은 여전히 반응이 없습니다.

유 씨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회담 성사가 어렵다는 점에서 지금으로선 큰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입주 기업들의 어려움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