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성공단 임금 5% 인상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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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북측 근로자의 노임 인상률을 종전처럼 5%로 하자는 협의안을 남쪽에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년대비 5% 인상은 남북이 합의한 최저 노임 상한선이기 때문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특별히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제시한 5%의 노임 인상률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북한 근로자가 받는 최저 노임은 현재 57.88달러에서 60.77달러로 인상될 전망입니다.

인상된 노임은 올해 8월 1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적용됩니다.

지난 2003년 9월 18일, 남북이 합의한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에는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 최저 노임 인상폭이 전년도의 5%를 넘길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남측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 최저임금을 상한선인 5%까지 인상해줬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도 5% 인상안이 관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많은 입주 기업들이 올해 경색된 남북관계로 손실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제시한 5%의 노임 인상안을 수용할 뜻임을 내비쳤습니다.

입주 기업, 나인모드 옥성석 대표입니다.

옥성석:

(입주 기업들은) 동결하자는 의견과 수용하자는 의견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어쨌든 5% 이내 인상이니까 5%는 수용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남측의 개성공단관리위원회는 입주 기업들과의 협의를 거쳐서 내주 안에 북측과 합의서를 체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북한이 개별 기업을 상대로 장려금, 보조금, 성과급 등을 별도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어느 업체에선 북측 근로자들이 생활보조금을 올려 달라며 태업을 벌이고 업체 대표를 식당에 감금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업체 대표가 근로자 1인당 20달러의 생활보조금을 주기로 하고 간신히 풀려났습니다.

북측 근로자들의 이 같은 월급 인상 요구는 쉬쉬하면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경협시민연대 김규철 대표의 말입니다.

김규철:

북측의 이러한 무리한 요구에도 입주 기업들은 생산 차질을 우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북측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의 노임 인상률을 규정에 맞게 5%로 하자고 제의한 이유도 이처럼 비공식적으로 월급을 올려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입주 기업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해 남측 정부가 직접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남측 정부는 ‘개성공단 유지’라는 기본 방침만 밝히면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최근 공단 내 각종 현안을 해결할 협의기구로 ‘기업책임자회의’를 추진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입주 기업들은 현재 ‘기업책임자회의’의 운영 방식과 역할을 놓고 막바지 협의 중이며, 이르면 이달 말 공식 출범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