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의 노임 인상률을 5%로 하자는 협의안을 한국에 보내왔습니다.
그 동안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보내온 통지문에는 5%의 인상만이 언급됐을 뿐, 300달러 인상안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은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6월부터 세 차례 열린 남북 실무회담에서 근로자의 노임을 월 300달러로 올려달라고 했던 북한이 노임 인상률을 종전과 똑같이 5% 이내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의 개성공단 관리 감독 기구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10일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의 통지문을 전달하고, 빠른 시일 내 정식 합의서를 체결하자고 했습니다.
북한이 제시한 5%의 노임 인상률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북한 근로자가 받는 최저 노임은 현재 55.125달러에서 57.881달러로 인상될 전망입니다. 인상된 노임은 올해 8월 1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적용됩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입니다.
이종주: 우리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는 입주 기업들과의 협의를 거쳐서 빠른 시일안에 북측과 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육로통행의 제한 조치를 해제한데 이어 이번에 근로자 노임을 규정대로 5% 선에서 인상함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대체로 입주 기업들은 북한이 제시한 5%의 노임 인상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의 말입니다.
관계자: 북한이 주장했던 300달러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얘기이고요. 5% 정도 인상하는 것은 고려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북한이 보내온 이날 통지문에는 5%의 인상만 언급됐을 뿐, 300달러 인상안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토지임대료 5억 달러 인상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었습니다.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다시 제기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입니다.
이종주: 현재 단계에서는 북한이 제시했던 임대료 5억 달러를 포함한 임금인상 300달러 등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이런 입장을 철회하거나 변경한 것인지에 대해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북한이 갑자기 개성공단 근로자의 노임 인상률을 5%로 하자고 제의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입주기업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남북포럼의 김규철 대표입니다.
김규철: (북한 당국이) 입주기업들의 어려운 실상을 고려해 실현 불가능한 기업 압박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인식과 함께..
지난 2003년 9월 18일, 남북이 합의한 ‘개성공업지구 로동규정’에는 개성공단 근로자의 월 최저노임 인상폭이 전년도의 5%를 넘길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근로자의 월 노임은 2007년엔 52.5달러, 2008년엔 55.125달러로 각각 5%씩 두 차례 인상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