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 주재원들 가라오케 출입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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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은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무역 일꾼들에게 가라오케라고 불리기도 하는 노래방 술집에 가지 말도록 엄중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주재원들 대상으로 비사회주의 요소척결, 일명 ‘비사그룹빠 단속’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김 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외화벌이 일꾼 등 북한 요원들에게 노래방 술집에 가지 못하도록 엄명을 내리고 이를 어기는 요원들을 색출하기위한 단속활동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동에서 북한과 무역을 하고 있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 박 모 씨는 “조선의 무역 대표단들 접대는 저녁식사와 함께 가라오케 술집에 가는 것이 그들이 좋아하는 단골 메뉴였는데 최근엔 가라오케 접대는 그들이 완곡히 사양하고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박 씨는 “조선 주재원들은 가라오케 술집 출입을 하지 말라는 상부의 지시가 내려왔다고 얘기를 한다”면서 “단속에 걸리면 조국으로 소환될 수도 있다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박 씨는 “조선의 주재원들이 많이 있는 중국 동북지방의 가라오케 술집엔 남한 노래가 없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남한 노래 부르는 것을 막기 위해 아예 가라오케 출입 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박씨는 “무역일꾼으로 가장한 비사그룹빠 단속요원들이 은밀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씨는 또 “주재원들이 집에 몰래 설치해놓고 시청하는 남한 위성 방송수신도 단속반에 걸리면 조선으로 소환되는 상황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중국 단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남한의 김 모 씨는“최근엔 조선족이나 화교들과 함께 오던 북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고 말하며 “이는 북한 사람들이 남한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에 가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 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는 “남한사람들이 운영하는 식당엔 남한 텔레비전을 틀어 놓기 때문에 그것을 보기 위해서라도 북한 손님들이 많이 찾았는데 요즘엔 북한 손님들을 구경할 수가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중국내 북한 주재원들의 행보를 두고 중국내 대북 관측통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베이징에 주재하고 있는 남한의 한 언론사 기자는 “북한 당국에서 중국의 주재요원들에 대한 감독 활동은 늘 있어온 것이지만 최근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활동을 하는 중국내 주재요원들에 대한 감시활동의 끈을 더욱 조일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대북 지원 사업을 펼쳐오고 있는 남한의 한 비정부 기구(NGO)대표는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재원들은 나름대로 북한에서는 사상적으로 철저하게 검증된 요원들”이리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한 과도한 통제와 감시는 오히려 그들로 하여금 북한 체제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오게 할 수 있다”고 지적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