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은 개성공단의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 씨를 억류 136일 만인 지난 13일 석방한 데 이어29일에는 동해상에서 나포한 연안호와 선원 4명을 30일 만에 남측으로 송환했습니다. 북한 매체들도 "남북관계의 정상화는 시대의 절박한 요구"라는 식의 보도를 연일 내놓고 있습니다. 이른바 '평화 공세'를 가속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의 통일부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북측 당국과 협의를 통한 여러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31일 말했습니다. 지난 해 7월 발생한 한국인 관광객의 피격․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등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당국 간 대화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방침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천해성: 현재로서 다만 제가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특정 회담을 제의할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천 대변인은 “현재 남북관계의 상황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그리고 북핵 문제의 진척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남북 당국 간 대화와 관련한 구체적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회담의 경우, 지난 주 당국 간 대화를 갖자고 먼저 제의한 바 있습니다. 이는 “이산가족 상봉이 시급한 인도주의적 현안이기 때문”이었다고 정부 관계자는 말합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은 북측에 현금이 들어가는 사업인 데다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관광 재개를 위한 당국 간 대화를 한국 정부가 먼저 제의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한편, 지난 해 7월 당시 남측 관광객을 사살한 북측 여군은 사건 직후 “상급 부대의 지휘를 받아 다른 지역으로 이송됐으며, ‘화선 입당’한 다음 군관으로 승급됐다”고 한국에 있는 대북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남측 당국도 이 같은 내용을 여러 경로로 전해들은 걸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화선입당’은 “전시상황에서 공을 세워 당원의 자격을 인정받는 것”을 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