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중국 방문에 나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3일 장쩌민(강택민) 전 중국 국가주석의 고향인 양저우(양주)에서 방중 나흘째 일정을 보냈습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김 위원장이 양저우(양주)에서는 조금 여유 있는 일정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장쩌민 전 주석과 회동했다는 보도도 나왔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20일부터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그동안 하루도 숙소에서 머물지 않고 22일 밤 처음 장쑤(강소)성 양저우 영빈관에 여장을 풀 만큼 강행군을 하고 있는데요. 김 위원장은 투먼을 거쳐 무단장 그리고 하얼빈과 창춘을 거쳐 약 3천 킬로미터를 전용 열차를 타고 '무박3일' 일정으로 양저우에 도착했습니다. 23일 양저우에서 '한장경제개발구'라는 공업단지를 둘러보고 또 숙소 인근의 대형 할인시장을 방문한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과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과 장 전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장쑤성 예술단의 공연을 겸한 만찬이 23일 저녁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고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이 모두 끝나고 나서야 정확한 회동 여부가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 김 위원장과 장쩌민 전 주석의 만남이 주목받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답: 네, 김정일 위원장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전해진 장쩌민 전 주석은 중국 권력의 한 구심축인 이른바 '상하이방'의 대부로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지금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또 차기 국가주석으로 유력한 시진핑(습근평) 국가 부주석의 후견인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런 장 전 주석을 만나 셋째 아들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려고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다시 말해 김정은 후계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중국의 차기 권력자인 시진핑 측과 관계를 강화할 목적으로 장 전 주석을 만나려 한다는 설명입니다.
문: 이번 김 위원장의 방문과 관련해 중국 고위 관리가 예외적으로 그의 방중 사실을 확인해주기도 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의 원자바오(온가보) 총리는 지난 22일 일본에서 이명박 한국 대통령을 만나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확인해줬는데요. 한국 청와대 측에 따르면 원 총리는 "중국의 발전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북한의 발전에 활용할 기회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김 위원장을 중국에) 초청했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중국은 북한이 중국의 발전상을 보고 배워 경제 개발에 활용하길 원해 김 위원장을 중국에 초청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일부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바람대로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식 개혁, 개방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된 미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미국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지난 20일에 이어 23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서는 확인하거나 언급할 게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22일 일본을 방문한 국무부의 커트 캠벨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 대북접촉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을 유용하게 평가한다면서 북한이 한국과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행동을 하도록 중국이 북한 측을 설득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AP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1년 동안 세 번이나 중국을 찾은 것에 대해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 또 외교적 고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AP통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북한에 있어 현재 급선무는 국제적 고립에서 하루 빨리 탈피하는 것이라면서 그런 측면에서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를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낸다고 전했습니다.
문: 앞으로 김 위원장의 다음 행보는 어떻게 예상되고 있습니까?
답: 정확한 예측은 힘든 상황입니다. 일부 언론은 김 위원장의 다음 행선지로 상하이(상해)를 꼽고 있기도 하지만 난징(남경)을 거쳐 베이징(북경)으로 가 후진타오(호금도)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란 관측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MC: 네, 지금까지 양성원 기자와 함께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소식을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