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드러난 김정일 위원장 건강 상태 Q/A] 왼손 부었지만 전체적으로 정상 모습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8월 와병설이 나돌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외국 인사를 직접 만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중국과 북한의 관영 언론 매체가 보도한 김 위원장의 사진에 비춰진 그의 건강 상태를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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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우선 중국의 신화통신과 북한의 언론 매체가 보도한 김 위원장의 사진이 큰 관심을 끄는 이유가 궁금한데요?

답:

그것은 바로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해 8월 뇌혈관과 관련된 질환으로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문이 나돈 이후 5개월 만에 처음 외국에서 온 손님, 그러니까 중국 공산당의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을 직접 만난 장면을 담은 사진이기 때문인데요. 이번에 보도된 사진은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근접 촬영된 적나라한 사진이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끈 것입니다.

그동안 북한 언론 매체에서는 김 위원장의 와병설 이후에도 김 위원장의 사진을 여러 차례 공개했지만 중국의 신화통신까지 김 위원장의 사진 10장을 보도했다는 사실은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 비교적 ‘건재하다’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문:

사진에 나온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어떻게 보입니까?

답: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의 화면에 나온 사진을 보면 김정일 위원장이 곧은 자세로 서서 왕자루이 부장과 오른손으로 악수하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똑바로 늘어뜨린 왼손이 상당히 많이 부어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도 김 위원장이 왕 부장과 만나면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함께 앉아있는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역시 왼손이 조금 불그스레한 색을 띠면서 많이 부어 있습니다. 이날 공개된 사진들을 보면 김 위원장의 얼굴은 다소 수척한 듯 보이지만 안색은 비교적 좋았고 머리숱은 와병설이 나돈 이전에 비해 조금 줄어든 모습이었습니다.

또 불쑥 튀어나왔던 복부의 비만 정도가 줄어들면서 약간 수척해진 모습이었는데요. 왼손이 역시 부자연스럽고 손등과 손가락이 많이 부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정상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문:

그렇다면 이번에 언론 매체에 공개된 사진들이 김 위원장의 와병설을 잠재웠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답:

외국 인사를 만나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를 나눈 상황으로 미뤄 봐 현재 김 위원장의 건강은 정상적인 통치를 하기에 무리가 없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김정일 위원장이 병원에 입원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 확실히 증명됐다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국 해군분석센타(CNA)의 켄 고스 대외지도자연구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Gause: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의 몸무게가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좋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가 병상에 누워 있지 않다는 사실은 확실해졌습니다.

하지만 고스 국장은 여전히 김 위원장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걸음걸이가 정상적이지 않거나 팔다리에 제대로 힘을 줄 수 없는 상황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의 사진을 살펴본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부은 왼손에 대해 마비가 되면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떨어져 신체 일부가 부어오를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문:

김 위원장을 가까이서 본 왕자루이 부장이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얻었을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왕 부장은 김 위원장의 걸음걸이는 물론 어조나 성량, 발음 또 악수할 때의 손아귀의 힘, 그리고 말하거나 웃을 때 입 주위를 비롯한 얼굴 근육의 움직임까지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한 많은 정보를 확보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타의 고스 국장은 왕자루이 부장이 김정일 위원장을 과거 그의 와병설 나오기 이전에 만나봤기 때문에 김 위원장 건강 상태의 차이를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측이 이번에 얻은 정보를 얼마나 다른 나라들과 공유할지는 미지수지만 중국이나 주변국들이 대북 정책을 세우는 데 긴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문:

외신들도 김 위원장이 왕자루이 부장을 만난 것에 큰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중국의 신화통신뿐 아니라 미국의 CNN 방송과 AP 통신 그리고 영국의 BBC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언론 매체가 김 위원장이 지난해 불거진 와병설 이후 처음으로 외국 인사를 접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로이터 통신은 ‘김 위원장이 외국인 방문객을 만날 정도로 충분히 건강하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이 통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김정일 위원장이 오는 3월 8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왕 부장을 접견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AP 통신은 왕 부장의 북한 방문은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의 출범에 때맞춰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지리라는 신호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MC:

사진을 통해 비춰진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