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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짐바브웨가 코끼리와 코뿔소 등 야생동물을 북한에 선물로 보낼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외래 동물에 대한 북한의 관심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매년 네팔과 중국 등 해외로부터 고가의 외래동물을 수입하는 데 노력해 왔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아프리카의 짐바브웨로부터 받기로 한 야생동물은 새끼 코끼리와 코뿔소, 얼룩말, 기린 등 각각 1쌍입니다. 이 야생동물은 짐바브웨의 최대 공원인 휑기국립공원(Hwenge National Park)에서 잡은 것으로 짐바브웨의 무가베 대통령이 북한에 선물로 보낼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선물 형식으로 야생동물을 요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북한은 2007년에도 네팔 정부에 아시안 새끼 코끼리 2마리와, 히말라야 표범 한 쌍, 인도호랑이 3마리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며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야크(들소)와 낙타 등을 수입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주로 관심을 보이는 코끼리와 코뿔소, 표범 등은 모두 구하기 어려운 고가의 외래동물입니다. 코끼리의 경우 운송비와 보험까지 합치면 한 마리당 약 30~40만 달러가 들고 코뿔소와 하마도 50만 달러를 웃도는 데다 기린도 한 마리당 가격이 20만 달러가 넘습니다.
특히 고릴라는 100만 달러 이상을 줘도 구할 수 없고 표범은 그 가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 귀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남북 동물교류사업에 참여했고, 북한의 동물원을 여러 차례 방문한 바 있는 한국 서울대공원의 강형욱 홍보팀장입니다.
강형욱: 북한은 토종동물에 대한 시급성보다는 코끼리 같은 외래종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런 것은 굉장히 비쌉니다. 북한에서는 외래종을 구하는 것이 힘들고, 외국에서 구하려면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국교를 맺은 나라로부터 요청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 북한은 지난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남북 간 동물교류를 통해 외래동물의 수입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이 당시 평양의 중앙동물원을 방문해 "남한의 서울대공원과 교류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발언에 북측이 지난해 11월 평화자동차 관계자를 통해서 서울대공원 측에 간접적으로 제안했다는 겁니다.
강형욱 팀장: 북한에서는 동물에 대한 애착이 많습니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동물에 대한 애착이 아주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말 간접적으로 남북 간 동물교류의 의사를 전달했고, 북한의 제안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2005년에도 남측과 동물교류를 통해 반달가슴곰과 스라소니 등 토종동물을 주는 대신 하마와 붉은 캥거루, 라마 등 10마리를 받은 바 있습니다.
북한이 비싸고, 쉽게 구할 수 없는 외래동물을 선물 형식이나 다른 방법으로 수입하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동물보호운동연합 측은 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짐바브웨 동물보호운동연합의 쟈니 로드리게스 대표는 야생동물이 국제적 기준에 못 미치는 환경에서는 살아남지 못한다며 북한도 마찬가지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주장했습니다.
현재 평양의 중앙동물원은 600여 종, 6천여 마리의 동물을 보유해 360여 종, 3천여 마리가 있는 서울대공원보다 2배가량 많습니다. 또 서울대공원 내 동물들의 하루 식사비용이 하루에 5천 달러, 일 년에 최소 200만 달러 이상이 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설이 열악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 동물원을 유지하는 데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동물에 관심이 많지만 외화가 부족하고 외부와 교류가 자유롭지 못해 고가의 외래동물을 수입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선물 형식이나 혹은 인력, 무기 수출에 대한 대가로 동물을 받는 경우도 있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